경북 칠곡군이 두유처럼 한 팩씩 뜯어 쓰는 소포장 프리미엄 쌀을 선보였다. 쌀 이름은 ‘프리미엄칠곡할매쌀’이다. 지난 3월 칠곡군이 고시히카리(コシヒカリ)의 고장인 일본 니가타(新潟)현에서 확인한 고품질 쌀 산업을 지역 사정에 맞게 적용한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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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인 가구 생활패턴 맞춰 포장
26일 출시된 프리미엄칠곡할매쌀은 한 팩이 하루 세 끼 분량인 300g으로, 진공포장돼 있어 칼집을 따라 잘라 밥솥에 붓기만 하면 간편하게 밥을 지을 수 있다. 1·2인 가구의 생활 패턴에 맞춘 새로운 쌀 소비 방식에 맞췄다.
이번 제품 개발의 출발점은 지난 3월 일본 니가타현에서 찾을 수 있다. 칠곡군과 지역 농협·농업기술센터는 현지 벤치마킹 과정에서 “쌀도 생활 방식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귀국 직후 곧바로 40농가(20㏊)가 참여하는 프리미엄 생산단지를 꾸렸다.
단지를 조성한 뒤 가장 큰 고민은 ‘어떤 품종으로 프리미엄을 만들 것인가’였다. 여러 품종을 검토한 끝에 찹쌀의 쫀득함과 맵쌀의 고슬함을 함께 가진 혼합계 ‘미호쌀’이 최종 선택됐다. 미호쌀은 윤기와 탄력이 좋아 전체적인 밥맛이 뛰어난 품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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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전량 순도·단백질 함량 분석
품질 관리도 강화했다. 참여 농가가 납품하는 쌀의 유전자(DNA)를 전량 분석해 품종 순도를 100% 확인하는 방식이다. 또 단백질 함량(6.0% 이하 ‘수’ 등급 기준)과 완전미율까지 함께 검사해 기준 미달 농가는 즉시 제외한다. 단순 표본검사가 아니라 ‘전체를 분석해 합격한 쌀만 브랜드에 넣는’ 방식이다.
칠곡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쌀 DNA를 전 농가에 적용하는 지자체는 칠곡군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생산된 프리미엄칠곡할매쌀은 품종 순도와 단백질 함량 모두 상위 등급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장 시스템 역시 새로 구축했다. 경북과학대학교 포장기술연구센터에 시간당 800개를 생산하는 진공포장 라인을 설치해 농가와 공유한다. 프리미엄칠곡할매쌀은 이곳에서 통일된 기준에 따라 300g·1㎏으로 나눠 포장된다. 칠곡군은 이 시스템을 활용해 향후 일반 농가들의 소포장 상품화도 지원할 계획이다.
소포장 전략은 선물 문화 변화로도 이어질 것으로 칠곡군은 기대하고 있다. 병문안이나 명절에 음료수 세트를 들고 가는 문화 대신 한 팩씩 꺼내 쓸 수 있는 프리미엄 쌀 선물 문화로 바꾸겠다는 목표다. 한 팩 기준 3인분이며, 20팩으로 구성된 선물세트는 한 달치 식량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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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세트 대신 쌀 선물 문화로”
프리미엄칠곡할매쌀은 칠곡군 지역 농협 하나로마트와 경북고속도로 칠곡휴게소에서 우선 판매된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이제는 쌀도 시대의 요구에 맞춰야 한다”며 “작게, 신선하게, 필요한 만큼 소비하는 흐름에 맞춰 새로운 쌀 문화를 만들겠다. 칠곡이 쌀 소비 패러다임을 바꾸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