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부터 미국 국립공원을 찾는 외국인 방문객은 내국인보다 훨씬 높은 입장료를 부담하게 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가 국립공원 제도에도 본격 반영된 셈이다.
미국 내무부는 25일(현지시간) 국립공원 연간 이용권의 가격을 미국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는 기존 80달러(약 11만원)로 유지하되, 미국에 거주하지 않는 비거주자는 250달러(약 36만원)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가격 대비 3배 넘게 오르는 금액이다.
또한 아카디아·브라이스 캐니언·에버글레이즈·글레이셔·그랜드 캐니언·그랜드티턴·로키마운틴·세쿼이아 킹스 캐니언·옐로스톤·요세미티·자이언 등 방문객이 가장 많은 11개 국립공원에서는 연간 이용권이 없는 외국인 방문객에게 기본 입장료 외에 100달러의 추가 비용을 부과한다.
주요 공휴일마다 적용되던 무료 입장 혜택 역시 시민권자와 영주권자에만 제공된다. 외국인은 해당일에도 일반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내무부는 외국인에게 부과되는 추가 비용이 국립공원의 보전·유지·개선에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그 버검 내무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은 항상 미국 가정을 우선한다”며 “국제 방문객들이 미래 세대를 위한 공원 관리에 공정한 몫을 기여하도록 하는 동시에, 공원을 지탱해온 미국 납세자들이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국립공원관리청(NPS)에 따르면 미국 국립공원 시스템은 50개 주에 걸쳐 총 433개 보호구역으로 구성돼 있으며, 총 면적은 8500만 에이커(약 344만㎢)에 달한다.
장대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국립공원은 매년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으며, 2024년 방문객은 331만여명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이후 외국인의 취업·유학·여행 전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며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이번 국립공원 차등요금제도 그 연장선에서 추진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