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서 43일째 행방불명 상태인 50대 여성이 실종 당일 저수지 2곳에 접근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에 경찰은 강력 범죄와의 연관성을 확인하고 있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찰은 실종 당일 A씨의 동선을 파악한 뒤 그의 전 연인 B씨(50대)의 석연찮은 행적을 재구성해 대조할 계획이다.
A씨는 지난달 14일 오후 6시 10분쯤 청주시 옥산면의 한 회사에서 SUV를 몰고 퇴근하는 모습이 인근 CCTV에 찍힌 이후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의 SUV는 당일 오후 그의 회사에서 차로 약 40분 거리인 진천군 초평저수지 방면으로 진입했다. SUV는 이어 차로 약 10분 거리인 진천군 문백면의 옥산저수지 진입 도로에 나타났다. 50분 사이에 두 차례에 걸쳐 저수지 쪽으로 들어갔다 나온 것이다.
SUV는 그 뒤 자정쯤 돼서야 인접한 청주시 오창읍으로 넘어왔고, 이튿날 새벽 외하동 일대에서 주행 중인 모습이 확인된 이후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경찰은 A씨가 SUV를 몰고 퇴근한 이후 이 차량을 누가 운전했는지, 동승자가 있었는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SUV 이동 동선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수색을 벌였지만 A씨와 차량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은 A씨가 평소 주변에 극단 선택을 암시한 적이 없는 데다 보통의 실종 사건과 달리 차량까지 장기간 발견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강력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A씨 휴대전화 위칫값이 실종 당일 진천 초평저수지 일대에서 마지막으로 확인된 뒤 전원이 꺼진 점을 심상치 않게 여기고 있다.
경찰은 전 연인 B씨가 A씨의 실종과 연관됐을 수 있다고 보고 그의 주변을 수사하고 있다. B씨는 A씨가 실종된 날 오후 6시쯤 자신이 운영하는 진천군의 한 사업장에서 퇴근한 뒤 다음날 오전 5시가 넘어서야 귀가했다.
경찰은 그날 오후 A씨의 SUV가 B씨 사업체 근처 도로를 여러 차례 지난 점에 주목해 두 사람이 만났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아울러 두 사람이 결별한 뒤에도 이성 문제로 여러 차례 다툰 점 등을 토대로 B씨가 A씨를 해코지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B씨의 동선을 재구성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으며, 이후 B씨를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A씨의 행적과 맞춰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