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FA 권리 행사를 포기하고 두산 베어스와 재계약 협상을 진행한 김재환(37)이 베어스 프랜차이즈 스타 타이틀을 스스로 내려놨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구단은 26일 오후 “외야수 김재환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4년 115억 원 FA 계약이 만료된 김재환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예상을 깨고 두 번째 FA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다. 김재환의 내년 나이는 38살. 여기에 FA 이적 시 25인 보호선수 외 보상선수가 필요한 B등급으로 분류됐다. 선수의 정확한 속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김재환은 구단과 상의 끝 FA를 신청하지 않았다. 올해 저조한 성적, 에이징 커브, FA 등급, 구단의 스토브리그 방향성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였다.
두산은 김재환을 무조건 잡는다는 기조 아래 선수의 FA 포기 선언과 함께 잔류 협상에 돌입했다. 그러나 마라톤 협상의 결말은 결렬이었다. 보류선수 명단 제출 마감시한인 25일 밤까지 김재환 소속사인 리코스포츠에이전시 관계자와 장시간 의견을 교환했으나 최종 합의에 다다르지 못했다.
문제는 협상이 결렬된 김재환이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는 것이다. 시간을 지금으로부터 4년 전으로 돌려보자. 두산은 2021년 12월 17일 생애 첫 FA 권리를 행사한 ‘집토끼’ 김재환과 4년 총액 115억 원(계약금 55억, 연봉 55억, 인센티브 5억)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두산은 당시 협상 과정에서 선수 측과 계약 총액에서 이견을 보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프랜차이즈 4번타자를 떠나보낼 순 없는 법이었다. 이에 총액을 115억 원으로 줄이는 대신 계약서에 부가 조항을 삽입했다. 4년 계약 만료 후 구단이 김재환을 우선 협상자로 분류, 계약이 결렬될 경우 보류권을 풀어준다는 내용이었다. 두산의 제안을 거절한 김재환이 자유의 몸이 된 이유다.
[OSEN=잠실, 조은정 기자]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홈팀 두산은 곽빈을, 원정팀 키움은 정현우를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4회말 1사 3루 두산 김재환이 선취 적시타를 날린 뒤 기뻐하고 있다. 2025.06.15 /[email protected]
두산은 25일 KBO에 제출한 보류선수 명단에 김재환을 비롯해 옵트아웃을 선언한 홍건희, 올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외국인 에이스 콜어빈을 제외했다. KBO 규약에 따르면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는 공시일로부터 1년간 원소속구단과 소속선수 및 육성선수로 등록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김재환은 두산을 제외한 9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이 가능한 신분이 됐다.
김재환이 예상을 깨고 베어스를 떠날 결심을 하며 두산은 당장 내년 시즌 20홈런은 거뜬히 칠 수 있는 외야수를 잃게 됐다. 그러나 오히려 김재환과 결별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게 들린다.
올해도 결국은 정수빈과 새 외국인타자로 유력한 다즈 카메론을 제외한 외야 한 자리가 관건인데 김동준, 김민석이 마무리캠프에서 가능성을 보였고, 심신을 회복 중인 1차지명 김대한도 있다. 두산은 신인마저 1라운드로 우타 거포 외야 유망주 김주오를 뽑았다. 김원형 감독 또한 내년 세대교체 기조를 이어갈 터라 제2의 김재환을 꿈꾸는 수많은 선수들이 기회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두산은 김재환, 홍건희, 콜어빈과 함께 고효준, 김도윤, 이한별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