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출산율 감소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는 17.8% 확대됐고, 같은 기간 출생아 수는 약 3만 명 이상 감소했다.
24일 한원석 파이터치연구원 책임연구원이 발표한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가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가 1% 증가할 때 출산율은 0.005명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OECD 16개국의 2008~2020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연구진이 이 수치를 우리나라 최근 10년간 임금 격차 변화에 적용해 본 결과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출생아 수가 3만명 이상 감소했을 것으로 예측됐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국내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는 2015~2024년 사이 17.8% 증가했다. 국가데이터처 기준 2015년 출산율이 1.24명, 출생아 수가 43만 8420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임금 격차 증가로 출산율은 1.24명에서 1.15명으로 0.09명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출생아 수로 환산하면 약 3만1467명이 줄어든 셈이다.
연구진은 임금 격차와 출산율 간 관계가 통계적으로도 뚜렷하다고 밝혔다.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가 2011년 185만 원에서 2024년 258만 원까지 증가하는 와중에 출산율은 같은 기간 1.24명에서 0.75명으로 급감했다. 두 지표의 상관계수는 -80%로, 임금 격차가증가할수록 출산율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원석 연구원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확대될수록 출산율이 떨어지는 만큼, 중소기업 근로자의 양육 부담을 덜고 급여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