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손흥민이 마침내 런던을 다시 찾는다. 오랜 시간 마음에 담아둔 ‘정식 고별 인사’가 다음 달이면 현실이 된다.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은 손흥민을 위해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 팬들이 직접 작별을 전할 수 있는 공식 헌정 무대도 준비 중이다. 지난여름 전격적인 이적 이후 아쉽게도 끝맺음의 순간을 갖지 못했던 상황에서 반년 만에 제대로 인사를 나누게 됐다.
스퍼스웹은 "12월 21일 리버풀과의 홈 경기가 손흥민의 초청 경기로 유력하다"고 전했다. 토트넘은 경기 전 프레젠테이션과 하프타임 헌정을 진행하며 손흥민을 맞이할 계획이다. 그동안 구단에서 함께 생활했던 요리사, 장비 담당, 수석 트레이너, 경기 분석관 등 수많은 스태프를 다시 만날 기회도 제공된다. 단순한 초대가 아닌, 그가 쌓아온 10년의 관계를 되돌아보는 자리다.
이 같은 움직임은 손흥민의 바람에서 출발했다. 그는 최근 한 콘텐츠 프로그램에 출연해 “토트넘에서의 마지막 경기가 한국에서 치러졌기에 팬들과 직접 이별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며 “런던에 돌아가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어 “팬들도, 나도 서로 정식으로 작별 인사를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날이 오면 매우 특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 이후 팬들 사이에서도 ‘정식 고별전’을 바라는 목소리가 여러 차례 이어졌고, 구단이 이를 수용해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남긴 발자취는 하나의 장르에 가깝다. 2015년 합류 이후 10년 동안 454경기에 출전해 173골과 101도움을 기록했다. 이는 토트넘 역사에서 도움 1위, 득점 4위에 해당하는 숫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아시아 선수가 남긴 최고 기록도 모두 그의 몫이다. 최다 출전, 최다 득점, 최다 도움 등 한 시대를 통째로 지배했다 해도 과하지 않다.
꾸준함 역시 손흥민의 이름을 상징하는 대표적 단어다. 데뷔 시즌과 지난 시즌을 제외하면 모든 시즌에서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그 과정에서 탄생한 명장면도 적지 않았다. 70m 단독 돌파로 마무리한 ‘원더골’은 PL 올해의 골에 이어 FIFA 푸스카스상까지 가져왔고, 2020~2021시즌에는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PL 득점왕에 오르며 골든부츠를 품에 안았다. 개인상만 15개에 달한다는 기록은 그가 어떤 존재였는지 또렷하게 말해준다.
챔피언십 트로피만큼은 채우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늘 따라붙었지만 지난 5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유로파리그 정상에 오르며 마지막 퍼즐까지 채웠다. 이후 그는 큰 도전이 아닌 새로운 무대를 향한다는 판단 아래 MLS LA FC로 이적했다. 이별은 갑작스러웠고, 팬들이 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넬 기회도 없었다.
따라서 이번 방문은 손흥민 개인의 감정적 결산이자, 토트넘 팬들에게도 놓쳐서는 안 될 장면이다. 런던의 겨울,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는 10년의 이야기가 다시 불이 켜질 예정이다. 그가 구축한 시대가 이미 끝났음을 모두가 알고 있음에도 이별이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여전히 팬들의 마음에 남아 있었다. 이제 그 빈자리를 채울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