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연휘선 기자] 배우 신구가 먼저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이순재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 가운데, 두 원로배우의 우정이 뭉클함을 자아내고 있다.
신구는 26일 오후 서울시 송파구 풍납동에 위치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 마련된 이순재의 빈소를 찾았다. 그는 함께 연극에 '고도를 기다리며'에 출연했던 후배 연기자 조달환과 빈소를 찾아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앞서 신구는 지난 8월 조달환의 개인 유튜브 채널 '조라이프'에 공개된 영상에서도 이순재를 언급하며 남다른 감회를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2022년 3월, 연극 '라스트 세션' 출연 중 건강 악화로 작품에서 하차하는가 하면, 이후 신부전증 진단을 받고 심장박동기 삽입술까지 받았던 터. 이에 조달환은 유튜브 영상에서 "신구 선생님이 연배가 높은 이순재 선생님께서 몸이 불편하셨던 모습을 보시고 '고도를 기다리며' 뿐만 아니라, 연기를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체력적인 고민이 많으셨다"라고 전했다.
실제 신구는 해당 영상에서도 "연극 제작자랑 한 약속을 지키고 싶어서 지금 운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빨리 회복이 안 된다. 내가 연극을 할 자신이 없다. 그러면 2월 초에는 이야기를 해야 제작 준비를 하는데"라며 걱정했다. 다만 "걷는 게 조금씩 나아지는 느낌은 온다"라며 연극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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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신구는 지난 8월 '고도를 기다리며' 공연을 완주했다. 공연 도중 아내가 세상을 떠나며 부인상을 당하는 와중에도 발인 후 다시 무대에 오르는 등 열정을 불태운 작품이었다. 신구는 "광주에서 '살짜기 옵서예' 공연을 할 때도 어머님이 돌아가셨다. 그때도 무대를 그냥 했다. 관객과의 약속이니까. 이런 걸 어기는 일이 생기면 안 되니까. 그런데 (아내까지) 이렇게 됐다. 이럴 팔자인 것 같다"라며 씁쓸하게 웃어 안타까움을 더하기도 했다.
이순재 또한 지난해 10월 건강악화로 활동을 중단하기까지,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던 상황. 데칼코마니 같은 원로배우들의 행보가 무대와 연기를 향한 이들의 끊이지 않는 갈증과 열망을 짐작하게 만들었다.
지난해 4월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약칭 유퀴즈)'에 게스트로 출연했던 이순재 또한 당시 신구의 건강을 염려했던 터다. 그는 신구의 건강악화에 눈물을 흘렸다고 들었다는 유재석의 말에 "걱정을 좀 했다. 빨리 털고 일어나더라"라고 안도했다. 그러면서도 "내가 모처럼 유재석 씨 대담 프로에 출연했는데, 그대가 나온 걸 봤다. 멋있게 잘했더라. 요즘 '고도를 기다리며' 때문에 정신 없는 걸로 아는데 대박 나서 축하한다"라며 신구를 응원했다.
[OSEN=사진팀] 원로배우故 이순재의 의 빈소가 25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발인은 27일 오전 6시 20분, 장지는 경기 이천 에덴낙원이다.故 이순재는 국내 최고령 현역 배우로 70년 가까이 다양한 연극과 드라마, 영화, 예능을 넘나들며 활약했다. 최근까지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와 KBS 2TV 드라마 '개소리' 출연하는 등 활동을 이어갔다.2025.11.25 / [email protected]
<사진=사진공동취재단>사진=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 이순재는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면서? 끝나야 나도 좀 해볼 것 아니야. 파이팅하고, 특히 몸 조심하고, 건강 유의하고, 박근형과 좋은 결과 내길 바란다. 우리 신구, 박근형 파이팅"이라며 "같은 작품을 여러 번 같이 하다 보니 서로 의지한다. 소중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이 밖에도 이순재와 신구, 박근형은 배우 백일섭, 김용건과 함께 tvN 예능 '꽃보다 할배' 시리즈를 함께 했던 돈독한 관계다. 이에 신구에 앞서 박근형과 백일섭도 지난 25일 빈소를 찾았고, 김용건 역시 26일 빈소를 찾아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 바. 우정도, 연기에 대한 열정도 갈라놓을 수 없는 원로배우들의 황혼이 뭉클함을 자아내고 있다.
이순재는 지난 25일 향년 91세로 세상을 떠났다. 발인은 오는 27일 새벽에 엄수되며 장례는 이천 에덴낙원이다. 이 밖에도 오랜 시간 연기로 소통한 고인을 기리기 위해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 일반 시민들을 위한 조문 공간이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