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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맨날 이쁘다 이쁘다 하더니

중앙일보

2025.11.2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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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이 아닌 일반인들이 출연자로 등장하는 연예 프로그램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출연자들의 친근하면서도 엉뚱한 모습에 더해 사랑의 화살표가 어디를 향하는지 추리하는 재미가 인기의 요인으로 꼽힌다. 매주 방송이 끝나고 나면 “영호가 옥순을 맨날 이쁘다 이쁘다 하더니 결국 짝이 됐네” “여러 여자에게 추근거리는 영수의 모습에 화가 났다” 등의 방송 후기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줄을 잇는다.

우리말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위 예문을 보고 몇몇 단어가 틀린 것 같다고 생각했을 듯하다. ‘맨날’ ‘이쁘다’ ‘추근거리다’를 ‘만날’ ‘예쁘다’ ‘치근거리다’로 고쳐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답변을 내놓는 이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말 바루기의 열혈 독자라면 이제 ‘맨날’ ‘이쁘다’ ‘추근거리다’를 모두 써도 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원래 ‘맨날’ ‘이쁘다’ ‘추근거리다’는 표준어로 인정받지 못한 단어였다. 이 때문에 이를 ‘만날’ ‘예쁘다’ ‘치근거리다’로 고쳐 써야 한다고 알고 있는 이가 많다. 그런데 언어는 생명력을 지니고 끊임없이 변화한다. 어떤 단어는 새롭게 생겨나기도 하고, 또 많이 쓰이지 않는 단어는 사라지기도 한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이러한 언어의 역사성을 반영해 새로운 표준어를 발굴해 발표하고 있다.

‘맨날’ ‘이쁘다’ ‘추근거리다’도 언중(言衆)의 사용 빈도가 높아져 모두 복수 표준어로 인정받았다. 따라서 지금은 ‘만날/ 맨날’ ‘예쁘다/ 이쁘다’ ‘치근거리다/ 추근거리다’ 중 아무거나 써도 바른 표현이 된다.







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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