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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부회장 4명 모두 용퇴, 백화점 대표엔 ‘50세 롯데맨’

중앙일보

2025.11.2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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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어 또 쇄신 인사

고정욱 롯데지주 대표이사, 노준형 롯데지주 대표이사, 정현석 롯데백화점 대표이사,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각자 대표(왼쪽부터)
롯데그룹이 26일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쇄신을 택했다. 리더십 교체와 실행력 중심의 조직 변화도 이번 인사에 담겼다.

그동안 롯데를 이끌던 부회장단 4명은 용퇴했다.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부회장,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등 부회장단 전원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젊고 새로운 리더십을 중심으로 혁신 문화가 확산할 수 있도록 용퇴를 결정했다는 게 롯데그룹의 설명이다.

그룹을 이끄는 경영 조직은 간소화했다. 지난 9년간 유지한 사업 총괄 체제를 폐지한다. 롯데는 2017년 비즈니스 유닛(BU·Business Unit)을 세우고 2022년에는 헤드쿼터(HQ·HeadQuarter)체제를 도입해 유관 계열사 간 시너지를 도모했다. 하지만 이번에 부회장단이 일선에서 물러나며 헤드쿼터 중심 사업 구조도 사라지게 됐다. 다만 롯데 화학군은 포트폴리오 전략 오피스(PSO·Portfolio Strategy Office)를 두고 화학 계열사 간 사업 구조 등을 조정할 예정이다. 최근 글로벌 화학 산업은 중국발 저가 공세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

사업 총괄 체제 폐지로 롯데그룹은 계열사 독립경영 체제를 강화하게 됐다. 롯데는 “계열사는 대표와 이사회 중심의 자율경영과 책임경영을 바탕으로 핵심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계열사 간 사업을 조율하는 총괄 조직이 사라짐에 따라 빠른 의사 결정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롯데지주는 미래사업 발굴과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역할을 담당한다. 그동안 롯데지주는 계열사 지원에 집중했지만, 실무형 조직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롯데지주 공동대표에는 고정욱 사장과 노준형 사장이 내정됐다. 고 사장은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으로서 그룹의 재무 건전성을 개선해왔다. 노 사장은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으로 그룹 전반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계열사의 혁신을 지원했다. 이를 두고 롯데그룹 안팎에선 향후 지주사 역할에 힘이 더 실릴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롯데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대표이사 20명을 교체했다. 전체 계열사 대표의 3분의 1에 달한다. 사장 승진자는 2명이다. 박두환 롯데지주 HR혁신실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롯데GRS를 이끌었던 차우철 대표는 사장으로 승진해 롯데마트·슈퍼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유통, 건설, 화학 등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대표도 바뀌었는데 ‘롯데맨’이 약진했다. 롯데백화점 신임 대표에는 정현석 롯데백화점 아울렛사업본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내정됐다. 정 부사장은 2000년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해 롯데백화점 중동점장 등을 거쳤다. 유니클로를 판매하는 FRL코리아 대표이사를 맡아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다. 1975년생인 정 부사장은 롯데백화점 역대 최연소 대표로 기록됐다.

롯데웰푸드 대표에는 서정호 롯데웰푸드 혁신추진단장 부사장이 내정됐다. 롯데건설 대표에는 부동산 개발 사업 전문성 등을 인정받은 오일근 부사장이 승진 내정됐다. 롯데e커머스 대표에는 e커머스사업부 구조조정 등을 주도한 추대식 전무가 승진하며 선임됐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은 박제임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를 맡아 바이오 사업을 공동으로 지휘한다.





강기헌([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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