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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두나무 품었다…웹3 생태계 주도권 확보 신호탄

중앙일보

2025.11.2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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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성장동력 기대감

네이버가 세계 3위 가상자산 플랫폼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를 품었다. 검색·쇼핑·콘텐트 기반으로 커 온 네이버가 대표적인 웹3(이용자가 데이터 소유권을 보유하고, 정보를 유통하는 인터넷 방식) 기업인 두나무와 결합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26일 네이버 이사회는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간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두나무를 계열사로 편입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같은 날,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이사회에서도 해당 건이 의결됐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에 직접 참석해 두나무와 합병 계획안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은 두나무와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두나무 지분 100%를 취득한다. 주식교환비율은 두나무 1주당 네이버파이낸셜 2.54주로 산정됐다. 1주당 교환가액은 두나무 43만9252원, 네이버파이낸셜 17만2780원으로 제시됐다.

주식 교환이 완료되면 네이버파이낸셜은 두나무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게 되고 두나무는 네이버의 손자회사가 된다. 창업자인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네이버파이낸셜 지분의 19.5%를 보유해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 주주가 된다. 네이버의 지분은 17%로 2대 주주다. 두나무 합병 기대감에 이날 네이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15% 급등한 26만3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네이버는 두나무와 합병을 통해 차세대 인터넷으로 불리는 웹3 분야로 영역을 확장한다. 네이버는 그동안 간편결제·핀테크 인프라 확장에 집중해 왔다. 이해진 창업자는 이번 두나무와의 합병으로 ‘원화 스테이블 코인’(법정화폐 등에 연동해 가격 변동성을 줄이고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한 암호화폐)을 포함하는 웹3 생태계가 일상화될 때를 대비해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나무가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등 가상자산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네이버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신규 발행해 업비트에서 유통하고, 이를 네이버 쇼핑 결제에 접목하는 식이다. 두나무 역시 가상자산 입법과 정부의 인허가를 보다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네이버 손을 잡았다는 분석이 많다.

네이버 측은 “양사는 인공지능(AI) 및 검색 기술, 간편결제, 블록체인 기술 역량을 융합해, 웹3 환경 하에 글로벌 도전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원동력을 갖출 것”이라며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기술 저변 확대, 인재 양성, 디지털 자산에 대한 사회적 수용도를 높여나가는데 책임감 있는 역할을 다할 뿐 아니라, 글로벌에 진출해 K 핀테크의 저력을 알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선 이번 합병을 네이버의 차기 리더십 영입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추후 합병 네이버파이낸셜과 네이버가 다시 합병하면 송치형 회장이 이해진 의장보다 더 많은 네이버의 지분을 확보할 가능성도 있어서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가 각각 간편결제와 가상자산거래소 분야 국내 1위 기업인 만큼 시장 경쟁을 제한하는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심사받아야 한다. 추가로 이사회 의결 이후 주주총회 특별 결의도 이뤄져야한다. 주식교환 승인을 위한 네이버파이낸셜 주주총회는 내년 5월 22일로 예정돼 있다.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네이버와 두나무는 27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합병 이후 로드맵을 밝힐 예정이다.





김남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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