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4차 발사에 성공했다. 2010년 3월 독자적 기술을 기반으로 발사체 개발 사업에 착수한 한국 우주산업계는 15년 8개월 만에 민간이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에 진입하게 됐다.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27일 오전 1시 13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누리호는 18분 25초간의 비행을 무사히 마쳤다. 당초 발사 시각은 오전 0시 55분으로 잡혔지만, 누리호에 추진제와 전력 등을 공급하는 엄빌리컬(공급라인) 회수 압력 센서 이상으로 발사 시간은 18분 연기됐다. 실제 발사에선 누리호의 엔진 연소 성능이 높게 나타나 비행 시간은 예상보다 3분가량 짧아졌다.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부탑재위성 12기 등 총 13기의 위성이 모두 성공적으로 사출돼 목표했던 고도 600㎞에 올라갔다.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는 발사 후 42분 만인 오전 1시 55분 남극세종기지 지상국과 초기 교신에 성공했다.
배경훈 과학기술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오전 2시 40분 열린 브리핑에서 “나로호가 태양동기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며 “누리호 4차 발사의 성공은 대한민국이 독자적인 우주 수송능력을 갖췄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배 장관은 “우주 산업의 생태계가 정부 중심에서 민간 중심으로 전환된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덧붙였다.
누리호 반복발사 사업의 체계종합기업(발사체 개발·운용을 총괄하는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누리호 4호기의 제작·조립을 맡았다. 민간 기업이 누리호 제작을 총괄한 첫 사례다. 항우연이 주관한 발사 운용에도 참여해, 향후 제작을 넘어 주도적으로 발사 운용할 수 있는 노하우를 전수 받고 있다.
우주청과 항우연은 2027년까지 진행되는 누리호 고도화 사업을 통해 누리호를 2차례 더 발사할 예정이다. 내년 예정인 5차 발사에서는 초소형 위성 2∼6호를, 내후년 예정인 6차 발사 때는 7∼11호를 궤도에 올릴 예정이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3차 발사에 이어 4차 발사까지 성공하며 누리호의 신뢰성을 높임과 동시에 우리나라의 자주적인 국가 우주개발 역량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누리호 개발 경험과 기술을 토대로 누리호보다 성능이 향상한 차세대발사체 개발을 추진해 우리의 우주 개발 역량을 더욱 키워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