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 가천대 스마트시티학과 교수는 자연현상·인간행동을 수학적 모델로 변환해 도시 문제를 해결하는 ‘하모니서치 알고리즘’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올해 스탠퍼드대가 선정한 '세계 최상위 2% 연구자'에 선정됐다. 가천대는 2012년 기존 가천의대·경원대·가천길대·경원전문대 등 4개 대학이 통합한 후 올해까지 1153명에 이르는 교원을 신규 채용했다. 가천대에 재직 중인 '2% 연구자' 68명 중 48명이 통합 이후 채용된 교수다. 역량 높은 교수가 늘면서 연구비 유치도 늘었다. 통합 당시 276억원에 그쳤던 외부 연구비가 지난해 1023억원으로 3.7배 늘었다.
대학 통합 후 10여 년 이상 우수 교수진 확충에 노력한 가천대는 2025 중앙일보 ‘성장 대학 평가’에서 1위에 올랐다. 중앙일보는 올해 최초로 대학의 중장기 발전 정도를 분석하는 성장 대학 평가를 시행했다. 지난 10년간 꾸준히 대학평가에 참여한 38개 대학의 과거 5년(2015~19년)과 최근 5년(2020~25년)의 평균 순위를 측정한 후 각 대학의 상승 폭, 상승률을 지수화했다. 교수당 외부 연구비, 전임교원 수 대비 SCI 국제논문, 국제논문 피인용(FWCI), 취업률, 유지취업률(1년 이상 취업 유지), 중도포기율, 평판도, 재학생 대비 외국인유학생 비율 등 8개 지표를 기준 삼았다.
평가 결과 성장 대학들은 연구 역량 강화와 체계적인 지원에 노력해왔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4위 동국대(서울)는 연구 질을 높이기 위해 과감한 업적평가 인센티브를 도입했다. 최영희 약학과 교수는 2019년 학교의 우수논문상을 받은 이후 세 차례 1억3000만원의 지원을 받았다. 2022년 최 교수가 발표한 신약 개발 관련 논문은 피인용 상위 0.5% 이내로 꼽히는 저명 학술지에 게재됐다. 2위 국민대는 기술지주회사를 통해 원천기술을 사업화하고 이렇게 얻은 수입을 연구·창업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체계를 갖추고 있다.
분석 결과 수도권 대학들의 상승이 눈에 띄었다. 성장 대학 상위 10곳 중 8곳(가천대·국민대·동국대·세종대·숭실대·건국대·이화여대·숙명여대, 순위 순)에 이른다. 이들 대학은 연구 역량과 학생 성과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가천대는 교수당 SCI국제논문, 교수당 외부 연구비, 유지취업률 등 3개 지표에서 모두 성장 점수 1위를 기록했다. 가천대 관계자는 “연구 성과 우수 교수에 대한 조기 승진 제도, 논문 피인용도에 비례한 장려금을 시행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교육 수요자들의 인식이 개선되면서 재수·반수 등으로 인한 학생들의 중도 포기가 줄어들었다.
성장 대학 10위 내에 든 지역 대학은 건양대(3위)와 전북대(6위) 두 곳이었다. 의학·보건·바이오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면서 학생 교육, 취업 지원을 강조해 온 건양대는 SCI 국제논문, 중도포기율, 유지취업률 지표 등이 크게 개선됐다. 건양대는 3학년부터 ‘학부연구생 제도’를 운영, 학부생이 지도교수, 대학원생과 협력하는 프로그램이 활발하다. 올해엔 의공학과 3학년 학생이 SCI 국제학술지에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아울러 의료IT공학과(93.9%), 제약생명공학과(96.4%) 등을 중심으로 높은 유지취업률을 보이고 있다. 전북대는 재학생 만족도를 조사한 '한국표준협회 서비스품질지수 평가'에서 2019년 이후 5년 연속 지역국립대 중 1위를 유지하는 등 교육 여건, 학생 교육이 우수하다. 연구 투자, 창업 지원도 활발해 올해 종합평가에서 교수당 자체연구비 3위, 최근 3년간 창업지원액 5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