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나연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이채영이 1년간의 휴지기 끝에 영화 제작에 도전하게 된 근황을 밝혔다.
이채영은 26일 오후 OSEN과 만나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그는 지난해 1월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에서 하차 후 활동을 중단, 약 1년여 간의 휴식을 가진 끝에 올해 7월부터 다시 ‘골때녀’에 재합류하게 됐다.
활동중단에 마침표를 찍고 복귀를 알린 이채영은 SNS를 통해 “1년 동안의 모험은 정말 좋았습니다. 정말 꼭 필요한 시간이었습니다”라고 기다려준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에 이채영은 그간의 ‘모험’에 대해 묻자 “노트북 들고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시나리오를 썼다. 그게 좋은 분들과 만나서 결과물로 나올 수 있게 움직이고 있다”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내년 초에 촬영에 들어간다. 물론 작은 얘기다. 원래 장편 상업영화를 생각해서 썼는데 들어있는 내용이 많아서 그 부분 중에 스핀오프 버전을 먼저 단편으로 연출할까 생각하고 있다. 비디오브라더스라는 회사 대표님과 저랑 같이 작은 창작집단을 소소하게 만들었고, 작년 9월부터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 같이 움직여줄 스태프들 미팅도 꾸준히 했다. 원래 11월에 배우 캐스팅에 들어갔어야 했는데 상황적인 문제때문에 전체적으로 미뤄졌다. 원래는 2, 3월에 촬영에 들어갔어야 했는데 아마 미뤄질 것 같지만 내년 중에 크랭크인이 된다”라고 털어놨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연출에 도전하게 된 이채영은 “어릴때 만화가가 꿈이었는데 그렇게 되지 못했다. 원래 이야기 자체를 좋아했는데 이번에 1년정도 저한테 휴지기가 있을때가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10대부터 30대까지 약 20년동안 인생의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소위말해 먹고 사는 문제에 끌려다니며 제가 하고싶은게 뭔지, 어떤 사람인지 돌아보지 못한 것 같다. 근데 여자의 40대는 좀 특별한 의미같더라. 이걸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 생각했고, 어떤 다른 발전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냥 육체적으로 달렸던걸 정신적으로 쉬면서 작업했을 때 재밌는 이야기가 나온것 같고, 엄청 나쁘지는 않으니까 실사화가 되는거겠죠?”라고 너스레를 떨며 “엄청 거창한 얘기는 아니지만 작은 얘기들을 만들어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채영은 처음 시나리오 작업을 시작했던 과정을 묻자 “처음에는 그냥 연출도 해본 적 없고 글을 쓰는게 좋아서 이것저것 상상을 덧입혔다. 말을 만드는게 좋아서 조금씩 소재를 모아놨던게 있다. 좋은 표현도 메모해 놓고. 그러다가 어쨌든 일을 하게되면 거기에만 신경쓰지 않나. 신경을 분산시키지 않아도 되는 휴식이 생겼으니 ‘해 보고싶은 걸 해볼까?’ 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주변에 이쪽 일 하는 분들이 많으니 몇몇분들에게 시나리오에 대한 검열을 받았다. 그래서 ‘너 정말 재능이 없다’ 그러면 ‘그래, 내가 무슨. 때려쳐야지’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데?’ 이런 반응이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자꾸 수정하고 수정해서 예전에 작품 같이 했던 감독님들께도 보여드렸다. 처음에는 장철수 감독님께 보여드렸다가 이지승 감독님께도 보여드렸는데 ‘나쁘지 않다’고 하시더라. 저도 처음인지라 투자금은 날리면 안 되니 열심히 잘 먼들어야되기 때문에 그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런가 하면 이채영은 직접 영화에 출연할 계획도 있는지 묻자 “이미지에 맞지 않아서 출연할 생각이 없다. 그런 부분은 제가 냉정하다. 저를 캐스팅해주신 감독님들께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옛날엔 ‘난 왜 안 되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알 것 같더라. 이미지가 맞지 않으면 아무리 제가 쓴 작품이라 해도 거기에 출연할수 없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작품의 장르는 ‘공포 호러 스릴러 드라마’라고. 평소 오컬트 마니아라고 밝힌 이채영은 “원래 사람이 좋아하고 자신있는거 해야하지 않나. 사실 제가 달달한 멜로를 만들긴 어려우니까”라며 “상업 영화는 맞다. 같이 일하는 분들에게 수익을 드리는 게 에너지 쓴 것의 대가니까. 만약에 예술 영화였으면 그냥 제 돈으로 만들었을 거다. 하지만 수익구조가 생겨야 열심히 한 친구들에게 진정한 꿈과 희망을 나눠줄수 있기 때문”이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이어 “전 세계의 연출자분들을 너무 존경한다. 솔직히 작품을 할 때는 이미 적힌 대본을 가지고 분석해서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거라 일말의 핑계거리가 0.01이라도 남아 있을 수 있지 않나. 근데 이건 출구가 없이 제가 다 맞아야 하다 보니 늙고 있다. 그래도 원래는 몰아붙였는데,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하려고 한다. 40대 안에만 입봉하는게 꿈이다. 아직 40대가 시작도 안 했지 않냐. 내년부터 시작이니까”라며 “인생의 진리는 조급해하면 망한다는 것이다. 영화도 마찬가지인게 급하게 만들어서 작품이 좋지 않으면 ‘이 정도밖에 못 만드네’라고 생각해서 앞으로 투자가 안 들어온다. 절대 조급해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문화창작 공간을 만들어서 계속 재밌는건 만들고 있다. 한다는 게 중요하다. 수익은 그 다음 얘기”라고 소신을 밝혔다. (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