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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서 이탈표 나왔다…'추경호 구속' 여부에 달린 여야 명운

중앙일보

2025.11.27 00:33 2025.11.2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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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3 비상계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로서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했다는 혐의(내란 중요임무 종사)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7일 더불어민주당 주도 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에 관한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민생법안 7건을 합의 처리한 뒤 추 의원 체포동의안을 상정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반대하며 퇴장한 가운데 총 투표 180표 중 찬성 172표, 반대 4표, 기권 2표, 무효 2표로 가결됐다.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 출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가결된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소속 의원 3명 중 반대 표를 던진 의원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무기명 투표였지만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에서 이탈표가 나온 것이다.

정성호 법무부장관은 표결 전 체포 이유에 대해 “(추 의원이) 윤석열로부터 불법적인 비상계엄에 협조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의원총회 장소에 혼선을 야기하고, 소속 의원을 본회의장 밖으로 나오도록 유도하는 방법으로 내란 중요 임무에 종사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장동) 항소 포기의 주범” “즉각 사퇴하라” 등 항의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위헌 정당이 맞지 않느냐” “우리를 다 잡아가려 했느냐”고 맞섰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 전 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 의원은 신상 발언을 통해 정 장관 주장을 반박했다. 추 의원은 “특검은 대규모 수사 인력을 반년 가까이 동원했지만 계엄 공모를 입증하지도, 표결을 방해 받았다는 의원을 특정하지도 못했다“며 “국민의힘을 위헌 정당 해산으로 몰아가 보수정당의 맥을 끊어버리겠다는 내란몰이 정치공작”이라고 했다.

추 의원은 이날 불체포 특권 포기 의사를 밝혔지만,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하는 것을 당론으로 정했다. 이에 표결 직전에 전원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퇴장 직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어 “특검이 표결을 방해했다고 주장하는 건 정치 공작이자 한편의 공상 소설”이라며 “그 목적은 단 하나로, 야당을 말살해 일당 독재를 꿈꾸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내란 특검팀은 이날 추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통지서를 서울중앙지법에 송부했다. 추 의원에 대한 서울중앙지법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다음 달 2일 열릴 전망이다. 사회적 관심사가 높은 사안의 경우 구속 여부에 대한 법원 판단이 당일 밤이나 다음 날 새벽에 나오는 경우가 많았던 만큼 비상계엄 1주년인 12월 3일에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영장이 발부되면 국민의힘은 6월 대선 패배 이후 최대 위기에 놓이게 된다. 여권의 ‘내란 정당’ 공세가 거세지며 운신의 폭이 더욱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위헌정당 해산 심판 청구를 행동에 옮길 여지도 생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27일 추경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에 항의하며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장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들과 오찬을 갖고 추 의원의 구속 영장 발부, 기각 상황을 시나리오별로 논의했다고 한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오찬 직후 “특검이 추론을 토대로 만든 영장이어서 문제가 없다는 말이 오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만약 구속된다면 당시 지도부를 포함해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의원들에게 특검의 수사 칼날이 뻗칠 것이다. 당이 초토화 되는 건 시간 문제”(당 지도부 인사)란 우려도 나왔다.

영장이 기각된다면 국민의힘은 장 대표를 중심으로 정부·여당을 겨냥해 대대적 반격에 나설 방침이다.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영장이 기각된다면 결국 그간 민주당이 해왔던 내란몰이가 허구였다는 점이 밝혀지는 것”이라며 “정치 특검을 비롯해 대장동 항소포기, 부동산 실정 등이 모두 공세 대상”이라고 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김규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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