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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순천대, 지의류 신약 소재 유전자 경로 규명… ‘한빛사’ 등재

중앙일보

2025.11.27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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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
국립순천대학교(총장 이병운)는 한국지의류연구센터 연구팀의 최신 연구가 2025년 11월 포스텍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한빛사)’에 등재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의류에서 주로 발견되는 생리활성 물질인 ‘데프사이드’와 ‘데프시돈’이 어떠한 유전자 경로에 의해 만들어지는지 최초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지의류 2차대사산물의 생성에 관여하는 핵심 효소인 PKS(polyketide synthase, 폴리케타이드 합성효소) 유전자군을 분석해, pks1과 pks23이 서로 상동(paralogous) 관계임을 밝혀냈다. 이를 통해 두 물질이 어떤 기원과 과정을 거쳐 생성되는지를 진화적 관점에서 제시했다.

또한 pks1 유전자를 실험실 환경에서 이종 발현(heterologous expression) 하는 방식으로 발현시킨 결과, 이 유전자가 데프사이드·데프시돈의 전구체를 실제로 만들어내는 것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여러 종류의 테일러링(tailoring) 효소, 즉 분자의 구조를 변형·수정하는 보조효소들의 조합에 따라 지의류 천연물의 구조가 매우 다양하게 생성된다는 새로운 생화학적 원리도 제시했다.

이 연구는 지의류 2차대사산물의 생성 경로를 해독함으로써, 신약후보물질이나 고부가가치 천연물을 대량 생산하기 위한 대사공학적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학계와 산업계 모두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 논문은 식물학 분야 상위 5% 저널인 New Phytologist 온라인판(11월 12일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글로벌기초연구실(BRL)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국립순천대 한국지의류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전남대학교 김원용 교수, 국립순천대학교 김항건·하형호·허재선 교수와 네덜란드 Westerdijk Fungal Biodiversity Institute의 Tânia Keiko Shishido 박사, Jérôme Collemare 박사가 공동 참여했다.

교신저자인 허재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의류 유래 항암 후보 물질을 실제 산업에서 활용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며 “앞으로 PKS 효소와 보조효소를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물질의 안정적·대량 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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