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우파활동가 암살에 주방위군 피격…긴장 팽팽한 美 흔드는 총격

연합뉴스

2025.11.27 03:25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3천명 모인 강연장·한낮 백악관 코앞…공개 장소 총격 잇따라 이민 단속 논란·정치 양극화 분열…트럼프는 강경론 고수
우파활동가 암살에 주방위군 피격…긴장 팽팽한 美 흔드는 총격
3천명 모인 강연장·한낮 백악관 코앞…공개 장소 총격 잇따라
이민 단속 논란·정치 양극화 분열…트럼프는 강경론 고수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성 지지자였던 우파 활동가가 공개행사 중 총격으로 암살되는 사건이 벌어진 지 두달반만에 백악관 코앞에서 주방위군 2명이 총격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대표 명절인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둔 26일(현지시간) 오후 수도 워싱턴DC에서 순찰 중이던 주방위군 대원 2명이 총격을 받아 중태에 빠진 사건은 백악관 인근에서 발생했다.
워싱턴DC에서도 가장 경비가 삼엄한 백악관 인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이민정책을 상징하는 주방위군이 총격 타깃이 됐다는 점에서 미국 전역에 충격을 주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
체포된 용의자는 2021년 미군 협력자로 분류돼 미국에 입국한 아프가니스탄 군인 출신 남성으로 확인됐다.
범행 동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무차별 난사가 아닌, 타깃을 잡고 이뤄진 총격이었다는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의 설명을 토대로 볼 때 트럼프 정부의 강경 이민정책에 대한 불만이 범행 배경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미 당국은 이번 사건이 국제 테러의 일환으로 기획됐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불과 두달여 전엔 우파 활동가 찰리 커크가 대학 강연 중 총격으로 숨진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로 유명했던 커크는 지난 9월 유타주 한 대학에서 강연하던 중 기습 총격을 받고 숨졌다. 용의자는 22세 남성으로, 범행 이유로 주변에 '커크의 증오에 질렸다'고 말했다.
3천여명의 청중이 모인 강연장에서 대낮에 벌어진 총격으로 우파 활동가가 강연 중 암살된 사건 역시 미국 사회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왔다.
2주 후엔 한 20대 남성이 텍사스주 댈러스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에 조준 사격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는 ICE 단속요원들에게 공포를 안겨주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고 수사당국은 밝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두 사건의 책임을 모두 '급진 좌파' 탓으로 돌리며 좌파 세력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을 거듭 천명했다.
그에 앞서 6월 미네소타주 민주당 소속 주(州) 의원 부부 총격 사망 사건, 4월 민주당 대권주자 중 한 명인 조지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관저 방화 사건 등 정치 폭력도 끊이지 않았다.

미 CNN 방송은 이날 주방위군 피격 사건을 두고 커크, 미네소타 주의원 부부 피살 등에 이어 험난했던 올해 발생한 가장 충격적인 공공장소에서의 폭력이라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재취임 후 강경 이민 정책 기조로 불법이민자 단속이 강화되고 정치 분열은 깊어지는 가운데 고조되는 갈등이 극단적인 폭력으로 분출되는 형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논란 속에 불법이민자 단속 및 범죄 척결을 명분으로 주방위군을 워싱턴DC,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멤피스 등의 도시에 투입했다. 전국적인 대규모 반대 시위와 함께 법적 공방이 이어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 단속을 강조해왔다.
지난달 29일 기준, 국토안보부가 올해 추방했다는 불법체류 외국인은 52만7천명을 넘는다. 국토안보부는 연말까지 추방자는 총 6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대대적인 이민 단속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24일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입국을 승인한 난민들을 전원 재심사할 계획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주방위군의 도시 배치를 두고 이미 많은 논란이 있었던 만큼 이날 총격 사건은 예견된 일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캘리포니아 주방위군 소속 한 대원은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이런 일이 일어날 줄 알았다"고 말했다.
주방위군 복무 경력 6년인 이 병사는 올여름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단속을 위해 로스앤젤레스에 투입됐으며, 자신과 지휘관들은 이 임무로 인해 "우리가 민간인들에게 총을 쏘거나 민간인들이 우리를 쏠 위험이 커졌다"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계속해서 반이민 정책 강화를 예고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의 느슨했던 이민정책을 비판하면서 워싱턴DC에 군인 500명을 추가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연숙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