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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先生)의 길을 걸어온 시대의 스승" 故이순재, 모두의 가슴 속에서 '영면' [종합]

OSEN

2025.11.27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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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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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수형 기자] ‘현역 최고령 배우로 후배들과 대중에게 깊은 귀감이 되어온 원로 배우 故 이순재가 지난 25일 새벽, 향년 91세로 영면했다. 평생을 연기와 교육, 그리고 후배 양성에 바친 그의 마지막 소식이 전해지자, 시대를 함께한 배우들은 한목소리로 고인을 기리며 먹먹한 마음을 전했다.

가장 먼저 부고를 접한 백일섭은 OSEN에 “뉴스를 보고 알았다”며 망연한 심정을 밝혔다. 그는 “회식 때 ‘2차 가자’고 하면 꼭 따라오셨다. 술도 못하시면서도 후배들과 함께 있으려 했다”며 고인의 따뜻한 인품을 회상했다.백일섭은 “재활하신다기에 곧 돌아오실 줄 알았는데… 허무하다”며 빈소를 찾겠다는 뜻을 전했다.

지난해 드라마 ‘개소리’에서 고인과 함께한 김용건도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연세에도 불구하고 흐트러짐 없이 부지런하신 분이었다”며 “건강 회복 후 연락 준다 하셔서 기다렸는데, 이런 소식을 듣게 돼 참담하다”고 전했다.

송옥숙 역시 “선생님과 인생 여정의 마지막 부분을 함께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다”고 말하며 ‘개소리’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연세를 생각하면 걱정이 많았는데, 끝까지 작품을 완주하셨다”며 “저는 ‘여자 이순재가 되고 싶다’고 말하지만, 선생님의 반도 못 따라간다. 마지막까지 도전하는 배우로 있으라는 말씀을 새기고 싶다”고 깊은 존경을 드러냈다.

정동환은 “건강 이상에도 ‘다리만 조금 불편하다’며 주변을 안심시키던 분”이라고 기억했다.“촬영 후에도 책을 들고 학교 강의에 가시던 분, 난해한 제 연극도 빠지지 않고 와서 격려해주시던 분…그 열정은 누구도 따라갈 수 없다”며 먹먹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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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대를 잇는 고별… 새벽, 마지막 영결식

27일 오전 5시 30분, 서울아산병원에서 영결식이 엄수됐다. 고인을 따랐던 후배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영결식 사회는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사위 역할을 맡았던 정보석이 맡았다. 그는 “선생님의 한 걸음 한 걸음은 후배들이 따라갈 수 있는 역사였다”며 “대한민국 방송예술에 유일무이한 족적을 남긴 국민배우”라고 기렸다. 하지원은 팬클럽 회장으로서 진심을 담아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선생님은 연기 앞에서 끝까지 겸손함을 잃지 않은 진정한 예술가였다”며 “저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몸소 보여준 가장 큰 스승”이라고 추모했다.

김영철은 “이 아침이 드라마 촬영이라면 ‘컷’ 소리에 벌떡 일어나실 것 같다”며“선생님 눈빛 하나가 후배들에게 늘 ‘잘하고 있다’는 응원이 됐다. 정말 많이 그리울 것”이라고 끝내 울먹였다. 장례식장에서는 고인의 나이에 맞춰 준비된 91송이의 국화가 헌화됐고,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고인의 손자로 출연했던 정일우는 끝내 오열해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리게 했다.

비가 내리는 하늘 아래, 운구는 조용히 장지인 이천 에덴낙원으로 향했다.젖은 눈가를 훔치며 고개를 숙이는 후배들의 모습은 고인의 삶을 상징하는 깊은 울림이었다.

#. “선생(先生)”이라는 말의 진짜 의미를 남긴 사람

‘선생(先生)’. 앞서 태어나 먼저 길을 걷고, 그 길을 뒤따르는 사람들에게 삶과 배움을 건네는 사람이라는 뜻을 지닌다.

연기자이기 이전에, 교육자이기 이전에, 그리고 한 시대를 살았던 어른으로 故 이순재는 이 시대의 ‘모두의 선생’이었다. 마지막까지 무대를 놓지 않았던 열정, 후배 한 사람 한 사람을 일일이 격려하던 따뜻함,끝없는 배움과 겸손으로 예술을 대하던 자세. 그 모든 삶의 흔적이 그가 남긴 가장 위대한 유산으로 남았다.

어떤 화려한 찬사보다, 그를 떠나보낸 모든 이들이 “선생님, 진심으로 존경합니다.”라는 말로 한마음 더했다. 이 한 줄의 말이 91년을 치열하게 살아낸 그의 삶을 가장 정확히 증명하고 있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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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DB, 유퀴즈


김수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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