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치형 회장은 사업적으로 뛰어난 성과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깊은 이해를 갖고 있다”(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함께 새로운 도전을 글로벌에서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송치형 두나무 회장)
27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1784에서 열린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의 공동 기자간담회는 훈훈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합병에 따른 미래 청사진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학교(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선후배이자 창업 선후배 관계인 두 창업자는 서로에 대한 신뢰를 드러내며 이번 합병이 단순한 비즈니스 거래가 아닌 상호 믿음을 바탕으로 한 전략적 제휴임을 강조했다.
앞서 26일 네이버 이사회는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를 계열사로 편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를 통해 세 회사는 인공지능(AI)과 웹3(이용자가 데이터 소유권을 보유하고, 정보를 유통하는 인터넷 방식)를 결합시켜, 미래 성장동력을 얻는다는 계획이다. 송치형 회장은 “글로벌 핀테크 시장에서 나타나는 변화의 흐름은 금융 분야를 넘어 검색, 쇼핑, 콘텐트 등 생활 서비스 전반이 금융과 결합해 새로운 경제 생태계를 형성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미래 산업의 판을 새로 짜는 여정”이라며 “AI와 웹3 관련 생태계 육성을 위해 5년간 1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 회사가 되기로 한 결정에 대해 이해진 의장은 “네이버는 글로벌에서 빅테크에 비해 100분의1 정도로 작은 회사다”라며 “웹3에서 가장 좋은 기술을 가진 회사와 힘을 합쳐야 다음 단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 의장은 송 회장에 대한 신뢰도 드러냈다. 스스로 뛰어난 개발자가 아니라고 밝힌 그는 송 회장을 ‘천재 개발자’로 치켜세웠다. 이 의장은 “(송 회장이) 네이버의 기술력이나 새로운 기술 발굴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합병이 둘 사이의 오랜 친분으로 이뤄진 결과는 아니라는 게 이 의장의 설명이다. 그는 “대학 과 후배지만 어린 친구라 제대로 만난 지는 2년 정도 됐다”며 “송 회장과 최수연 대표가 사업 얘기를 많이 했고 그 과정에 저도 들어가 만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학교 12년 선후배 사이다. 이어 “같이 일하게 되면 사업뿐만 아니라 네이버와 대한민국의 소프트웨어(SW)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합병을)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이 의장은 송 회장의 네이버 ‘차기 리더십 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두 회사의 합병 추진 발표 이후 일각에선 송 회장이 후계자가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이 의장은 “좋은 후배라고 생각하지만 차기 리더십까지 언급할 단계는 아직 아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두 회사가 합병 후 미국 나스닥 상장을 노린다는 관측도 있었다. 이에 대해 최수연 대표는 “정해진 바 없다”면서도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자본시장 접근성을 제고하려는 목적에서는 검토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네이버와 네이버파이낸셜 합병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