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 순간, 속으로 울었습니다. 하지만 내일까지만 기뻐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누리호 5호기를 조립해야죠.”
27일 새벽 누리호 4차 발사가 성공한 후 정광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체계종합2팀장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정 팀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누리호 제작 총괄 업무를 맡고 발사 운용을 지원하며, 순천 ‘스페이스 허브 발사체 제작센터’ 구축 TF팀을 이끌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12월 ‘누리호 고도화 사업’의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됐다.
정 팀장은 2007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입사해 발사체 업무를 20년 가까이 해 온 베테랑이다. 정 팀장을 비롯한 팀원들은 1년 넘게 대전과 전남 고흥을 오가며 보냈다. 대전R&D센터에서 월요일 고흥우주센터로 출장을 와서, 금요일에 복귀하는 일정이다. 최종 발사를 앞둔 3주간은 주말도 반납하고 팀 전원이 거의 고흥에 머물렀다. 정 팀장은 “지난 13일 수능을 치른 둘째 아들의 수험장에 직접 가지 못해 정말 미안했다”며 “서운해하는 아들에게 아빠가 하는 일을 설명해 주며 다독였다”고 했다.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지휘센터(MDC)에서 누리호 성공이 확인된 순간, 누리호 사업의 수장인 박종찬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사업단장은 동료들과 악수를 하며 기쁨을 나눴다. 2005년 항우연에 입사한 박 단장은 나로호·누리호 개발에 20년 가까이 참여해 온 발사체 전문가다. 2023년 10월부터 사업단장을 맡아 누리호 4~6차 발사를 총괄하고 있다. 박 단장은 “13기 위성이 모두 정상 분리되는 장면을 확인했을 때는 너무 기뻐서 남은 비행을 잠시 잊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번 누리호 4차 발사가 민간 주도의 뉴스페이스 시대로 넘어가는 신호탄이 될 수 있었던 건 정부와 민간의 긴밀한 협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누리호 4차 발사 태스크포스(TF)를 총괄한 박재성 우주항공청 우주수송부문장은 민간기업과 정부 사이에서 조율 역할을 도맡았다. 박 부문장은 “단편적인 것을 넘어 국가 미래 정책과의 부합성 등 큰 틀에서 바라보며 이해관계자들을 조율하고 설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