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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13기 위성 모두 궤도 안착 …“민간 K우주시대 시작”

중앙일보

2025.11.27 08:15 2025.11.27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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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지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되자 박수치고 있다. 누리호는 이날 탑재 위성들을 계획된 궤도에 안착시켰다. [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7일 4차 발사에 성공했다. 정부 주도로 성장해 온 국내 우주산업이 민간 중심 체제로 전환하는 ‘뉴스페이스’ 시대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27일 우주항공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13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누리호는 18분25초간의 비행을 무사히 마쳤다.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주탑재 위성인 차세대 중형위성 3호 1기와 큐브(초소형) 위성인 부탑재 위성 12기 등 총 13기의 위성이 모두 성공적으로 사출돼 목표했던 고도 600㎞에 올라갔다. 차세대 중형위성 3호는 발사 후 42분 만인 오전 1시55분 남극 세종기지 지상국과 초기 교신에 성공했으며 이날 오전까지 여러 지상국과 총 14차례 양방향 교신을 수행했다. 차세대 중형위성 3호는 앞으로 1년 동안 지구를 하루 15바퀴씩 돌면서 우주 오로라 관측 등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부탑재 위성 12기 중 5기도 이날 지상국과의 교신에 성공했다. 나머지 7기는 지속적으로 교신을 시도할 예정이다. 부탑재 위성들은 암 치료제 개발 실험, 우주 쓰레기 폐기 실험 등을 진행한다.

누리호가 27일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발사 장면을 레이어 합성했다. [뉴시스]
누리호 반복 발사 사업의 체계종합기업(발사체 개발·운용을 총괄하는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누리호 4호기의 제작·조립을 맡았다. 민간 기업이 누리호 제작을 총괄한 첫 사례다. 항우연이 주관한 발사 운용에도 참여해 향후 제작을 넘어 주도적으로 발사 운용할 수 있는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업계에선 이번 성과가 단순한 기술 검증을 넘어 한국이 미국의 스페이스X처럼 ‘우주 수송’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발사를 기점으로 대학·연구기관·민간기업이 개발한 위성을 민간 발사체로 쏘아 올리는 생태계가 한국에서도 본격적으로 가동됐다는 의미다. 배경훈 과학기술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누리호 4차 발사의 성공은 대한민국이 독자적인 우주 수송 능력을 갖췄음을 입증한 것”이라며 “우주산업의 생태계가 정부 중심에서 민간 중심으로 전환된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우주청과 항우연은 2027년까지 진행되는 누리호 고도화 사업을 통해 누리호를 두 차례 더 발사할 예정이다. 내년 예정인 5차 발사에서는 초소형 위성 2~6호를, 내후년 예정인 6차 발사 때는 7~11호를 궤도에 올릴 예정이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4차 발사까지 성공하며 누리호의 신뢰성을 높임과 동시에 우리나라의 자주적인 국가 우주개발 역량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누리호보다 성능이 향상된 차세대 발사체 개발을 추진해 우리의 우주 개발 역량을 더욱 키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어환희.박영우.정용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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