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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제 히틀러 아니야"…나미비아 정치인 개명

연합뉴스

2025.11.2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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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제 히틀러 아니야"…나미비아 정치인 개명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아돌프 히틀러'라는 이름 때문에 고통받던 나미비아의 한 정치인이 이름에서 히틀러를 뺐다고 독일 매체들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나미비아 남서아프리카인민당(SWAPO) 소속 아돌프 우노나(59) 의원은 전날 현지 일간 더나미비안에 중간 이름 히틀러를 신분증에서 삭제했다며 "내 이름은 아돌프 히틀러가 아니다. 나는 아돌프 우노나"라고 말했다.
개명 전 이름은 '아돌프 히틀러 우노나'였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가 역사적 의미를 모른 채 이름을 지었다며 더 이상 태어났을 때 받은 이름으로 불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나미비아는 히틀러 집권 이전인 1884∼1915년 독일 식민지배를 받았다. 이 때문에 이후에도 독일식 이름을 많이 지었다. 우노나 의원은 1966년생이다.
우노나는 2004년부터 나미비아 북부 옴푼자 지역의회 의원으로 활동했다. 2020년 선거 때 그의 이름이 보도되며 국제적으로 유명해졌다.
우노나는 당시 "이미 아내가 나를 아돌프라 부르고 있고 대중에도 그렇게 알려졌다"며 개명하기엔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름에 외신들 관심이 집중되자 "그게 나미비아를 더 나은 나라로 만드는 데 어떤 도움이 되느냐"며 짜증 섞인 반응도 보였다.
우노나는 26일 치러진 선거에서 당선돼 5선 의원이 됐다. 독일 일간 빌트는 그가 이번 선거를 앞두고 지역 개발 속도에 불만은 품은 유권자들의 압박에 시달렸다고 전했다.
독일어권에서는 성씨 히틀러가 남아있지 않다. 아돌프 히틀러의 부친이 1876년 처음 등록해 원래 희귀한 데다 나치 패망 이후 친척들도 모두 성을 바꿨기 때문이다. 나치 이전 꽤 흔한 이름이었던 아돌프 역시 지금은 찾아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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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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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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