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들어 투자사업 집중하다 최근 주요 외교협상 적극 참여
트럼프 절대적 신임 바탕으로 까다로운 협상 담당…사익 추구 논란도
가자 이어 우크라전…외교 전면에 나선 '트럼프 해결사' 맏사위
트럼프 2기 들어 투자사업 집중하다 최근 주요 외교협상 적극 참여
트럼프 절대적 신임 바탕으로 까다로운 협상 담당…사익 추구 논란도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44)가 외교협상가로 돌아왔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선임보좌관으로 재직하며 중동 평화구상의 기틀을 마련했던 쿠슈너는 2기 들어 투자사업에 주력하다가 가자 휴전협상에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협상 전면에 등장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현지시간) 분석기사에서 최근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협상 중재에 참여했던 쿠슈너가 지금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투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전선의 휴전을 중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지적했다.
쿠슈너가 우크라이나전 종식 추진 업무에 투입된 것은 가자지구 휴전을 성사시켜 돌파구를 마련했던 성공 사례를 재현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을 반영한 것이라고 FT는 분석했다.
최근 수개월간 쿠슈너는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함께 움직이고 있다.
이 두 사람은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중재를 성공리에 마무리한 데 이어, 10월 말에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 대표를 비밀리에 만나 러시아 측의 요구를 대폭 반영한 우크라이나전 평화협상 중재안 초안을 만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슈너와 위트코프가 다음 주에 평화안을 "확정"하기 위해 크렘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면담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난 25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티브 위트코프가 어쩌면 재러드(쿠슈너)와 함께 갈 수도 있다"며 "재러드가 갈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그도 과정에 관여하고 있다. 똑똑한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만약 이런 면담이 성사된다면, 위트코프 특사가 크렘린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날 때 다른 미국 특사가 동행하는 첫 사례가 된다고 FT는 지적했다.
쿠슈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배경에 대한 지식은 부족하지만, 그가 휴전 중재에 참여하는 것은 "종합적으로 볼 때 좋은 일"이라는 게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필립 고든의 의견이라고 FT는 전했다.
고든은 "위트코프와 마찬가지로 그(쿠슈너)는 분명히 대통령의 신임과 신뢰를 받고 있으며, 이는 성공적인 협상가에게 필수적인 조건"이라면서 "위트코프와 달리 그는 외교 경험도 있다"고 설명했다.
유대계인 쿠슈너는 2017∼2021년 트럼프 1기 집권기 내내 백악관 선임보좌관으로 재직하면서 아랍 국가들과 이스라엘의 외교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아브라함 협정'을 잇따라 주선해 트럼프 행정부 중동 평화 구상의 기틀을 마련했다.
쿠슈너는 트럼프 1기 집권 종료 후 '어피니티 파트너스'라는 사모펀드를 설립해 운영중이며, 트럼프 2기 초기에는 공무 참여를 자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통령이 총애하는 맏사위 쿠슈너가 본업인 투자사업을 유지하면서 외교 협상가로 활약하고 있는 데 대해 논란도 거세다.
쿠슈너가 트럼프 1기 집권 종료 당일에 설립한 어피니티 파트너스는 설립 6개월만에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국부펀드로부터 20억 달러 규모 투자를 확보했다.
쿠슈너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중동 외교 업무를 하면서 쌓은 인맥을 사업에 활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안을 포함해 트럼프 일가가 공직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했다는 논란이 잇따라 일면서 민주당 주도로 의회 조사가 이뤄지기도 했다.
쿠슈너가 최근 벌이고 있는 활발한 외교무대 활동은 올해 초 보였던 조심스러운 태도와는 상반된 것이다.
그는 올해 1월 FT 인터뷰에서 자신이 주도적 역할을 했던 '아브라함 협정'을 확대하려는 노력에 참여할 것인지 대한 질문을 받고 "나의 주된 관심사는 어피니티에 있으므로 더 이상 해당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은 없다"며 "다만 내가 스티브(위트코프 특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필요할 경우 조언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슈너의 외교무대 복귀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극히 중대한 지정학적 사안을 가족을 포함한 측근 집단에 맡기고 있다는 우려도 증폭시키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한 전직 미국 국방부 관계자는 "더 이상 공식적인 정책 조정 메커니즘은 가동되지 않고 있다"며 "결국 인물에 의한 정책으로 귀결된다"고 말했다.
FT는 쿠슈너에게 기사를 위한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답이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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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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