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가 차세대 전동화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그룹 첫 대규모 배터리 특화 연구개발 거점인 ‘미래 모빌리티 배터리 캠퍼스’를 짓는다. 남양연구소 등에 분산됐던 배터리 연구 기능을 한 곳에 집중시킨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기아는 28일 경기 안성시 제5일반산업단지에서 ‘미래 모빌리티 배터리 안성 캠퍼스 상량식’ 행사를 열었다. 배터리 캠퍼스는 연면적 약 11만1000㎡(약 3만4000평) 규모로 조성되며, 총 1조2000억 원을 투자해 내년 말 준공을 목표로 지어진다.
그간 현대차·기아는 배터리 관련 연구개발을 남양연구소와 의왕연구소에서 해왔다. 기존 연구소가 초기설계를 담당했다면, 배터리 캠퍼스는 설계부터 실증까지 연구개발 전 단계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로 재편된다.
특히 배터리 캠퍼스는 실제 차량이 요구하는 조건을 정밀하게 반영한 고난도 실증 환경을 갖춘 종합 연구 거점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실제 주행과 유사한 조건에서 배터리 성능과 안전성을 시험할 수 있어 개발 속도와 완성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현대차·기아는 기대하고 있다.
배터리 캠퍼스에는 전극 제조, 조립 등 배터리 셀의 모든 생산 단계를 수행할 수 있는 첨단 설비가 들어선다. 이를 활용해 새로운 셀 구조나 소재가 실제 양산에 적합한지, 품질과 안전성이 확보되는지 등을 하나의 테스트베드 안에서 반복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 과도기형 전동화 모델인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에 탑재될 고성능 리튬이온배터리 품질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도 배터리 캠퍼스에서 이뤄진다.
이번 프로젝트는 울산 수소연료전지 공장, 화성 목적기반차(PBV) 전용 공장에 이은 현대차그룹의 세 번째 대규모 국내 투자다. 양희원 현대차·기아 R&D본부장은 “배터리 캠퍼스는 산업 간 협업과 혁신 기술 고도화를 촉진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 전동화 시장을 선도할 국가 경쟁력 강화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