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노진주 기자] 페예노르트 감독 로빈 판 페르시는 셀틱전에서 아들 샤킬을 투입한 결정을 감정이 아닌 객관적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27일(한국시간) 글래스고 셀틱파크에서 열린 셀틱과 유로파리그 경기에서 팀이 동점골을 넣어야 하는 상황이라 공격수 샤킬을 교체 투입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샤킬은 맨체스터 시티 아카데미에서 두 시즌을 보냈다. 이후 2017년 페예노르트 유스팀으로 옮겼다. 2022년 첫 프로 계약을 맺었다. 지난 주말 NEC 네이메헌전에서 처음으로 1군 명단에 포함됐다. 그리고 이날 셀틱전에서 후반 36분 교체로 나오며 드디어 1군 무대 데뷔에 성공했다.
판 페르시는 “감독으로서 필요한 결정을 내렸을 뿐이다. 골이 필요했고 샤킬은 다양한 각도에서 마무리할 능력이 있다”라며 “아버지 입장에서는 특별한 순간이지만 경기 중에는 감정에 치우칠 수 없다. 샤킬도 다른 선수와 똑같다”라고 강조했다.
샤킬은 투입 직후 상대 박스에서 한 차례 슈팅을 시도했다. 그러나 흐름을 바꾸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그가 들어온 뒤 페예노르트는 셀틱의 세 번째 실점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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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페르시는 “우리는 이전에 서로에게 어떻게 대할지 약속했다. 나는 샤킬을 팀 구성원 중 한 명으로 본다”라며 “집으로 돌아가면 서로를 자랑스러워할 순간이 올 것이다. 데뷔는 쉬운 과정이 아니다. 샤킬은 성실하게 준비했고 그 노력의 결과를 얻었다”라고 말했다.
판 페르시 부자의 사례가 알려지며 과거 같은 팀에서 아들을 기용한 감독들의 일화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요한 크루이프는 바르셀로나를 지휘하며 아들 요르디에게 꾸준히 출전 기회를 줬다. 요르디는 당시 54경기를 뛰었고 1996년 여름 팀을 떠났다. 그는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에서 활약했으나 아버지의 명성을 넘지는 못했다.
제이미 레드냅도 아버지 해리 레드냅 밑에서 두 차례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16세 때 본머스에서 데뷔했고 1991년 리버풀로 이적했다. 말년에는 사우샘프턴에서 다시 아버지의 지도를 받았으나 부상으로 6개월 만에 은퇴했다. 해리는 웨스트햄 사령탑 시절 조카 프랭크 램파드도 지도했다.
알렉스 브루스는 아버지 스티브 브루스와 버밍엄과 헐시티에서 함께했다. 총 116경기를 소화했다. 가장 오랜 기간 같은 감독 밑에서 뛰었다. 이후 웨스트브롬 코치진에서도 스티브와 호흡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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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네딘 지단도 레알 마드리드 감독 시절 두 아들에게 출전 기회를 줬다. 엔조는 코파 델 레이 한 경기에서 득점을 기록했고 루카는 라리가 두 경기에 나섰다. 두 선수 모두 지단의 두 번째 임기 종료 전에 팀을 떠났다.
대런 퍼거슨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스 출신으로 1990년 데뷔했다. 그는 아버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지휘 아래 29경기를 뛰었고 1992-1993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 멤버가 됐다. 이후 1994년 울버햄프턴으로 이적했다.
디에고 시메오네는 2022년 4월 훌리아노 시메오네에게 라리가 데뷔전을 안겼다. 훌리아노는 그라나다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네덜란드 대표팀을 맡았던 대니 블린트 역시 아들 데일리를 기용했다. 데일리는 아약스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한 뒤 국가대표팀에서 아버지의 지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