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지주사인 ㈜LG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전량을 소각하기로 했다. LG전자도 주주환원을 위해 2000억원을 투입한다.
㈜LG는 28일 이같은 내용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행현황’을 공시했다. 우선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보유 중인 자사주를 전부 소각하겠다는 게획이다. 앞서 ㈜LG는 지난 9월 약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중 절반에 해당하는 302만9580주를 소각했다. 내년 상반기 내에 나머지 302만9581주도 모두 소각할 예정이다.
자사주 소각은 배당과 함께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 중 하나다. 기업이 취득한 자사주를 영구적으로 없애는 것으로, 발행 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EPS)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 ㈜LG는 최소 배당성향을 기존 50%에서 60%로 10%포인트 상향한다는 계획에 따라 지난해 별도 조정 당기순이익 기준 배당성향 76%를 달성했다. 지난 9월 보통주와 우선주 각각 1주당 1000원의 중간배당(총액 1542억원)을 통해 연 2회 배당 정책도 안착시켰다.
세후 기준 약 4000억원 규모의 광화문빌딩 매각 금액 활용 방향도 공개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은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영역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일부 금액은 주주환원 재원으로 탄력적으로 활용하는 안을 검토한다. 이외에 자기자본이익률(ROE) 2027년 8~10% 목표를 유지하고, 임원 보수의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위해 이사회 내 보상위원회를 신규 설치하기로 했다.
다른 LG그룹 계열사도 각각 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행현황을 발표했다. LG전자는 향후 2년간 총 20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실시하기로 했다. 현재 보유한 자사주 전량(보통주 1749주·우선주 4693주)은 내년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소각하겠다는 계획이다. LG이노텍은 점진적인 배당 확대를 통해 기존 연결 당기순이익 10% 이상으로 유지 중인 배당 정책을 2030년 20%까지 높일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주주환원율을 최대 60% 수준까지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기업의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이 새로 취득한 자사주는 1년 이내 소각하도록 하고, 자사주 처분 계획에 대해 매년 주주총회 승인을 받는 것이 골자다. 재계에선 경영권 방어 수단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사주 소각을 강제하면 적대적 인수합병(M&A)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