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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둘과 '층간소음 반성문' 쓴 아빠…아랫집 할머니 반응 깜짝

중앙일보

2025.11.27 22:44 2025.11.27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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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과 함께 층간 소음 피해를 호소하는 아래층 이웃에 반성문을 작성한 아버지의 사연이 화제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층간 소음 민원이 들어오자 자녀들과 함께 반성문을 작성해 이웃에 전달한 아버지의 사연이 화제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녀 둘을 키우는 아버지라고 자신을 소개한 네티즌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지난해 3월, 아랫집 주민에게 층관 소음 관련 항의를 받았다고 한다.

부부가 함께 자영업을 하고 있는 A씨는 생업 때문에 주말에 집을 비우는 일이 잦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해 3월 3일 자녀들로부터 "아랫집 할머니가 층간 소음 때문에 집을 찾아왔다"는 전화를 받았다. A씨에게는 초등학교 5학년 딸과 1학년 아들이 있다.

A씨는 "아이들에게 나름 교육도 하고, 층간 소음 슬리퍼도 신게 했지만, 아이들은 아이들이라 소파에서 뛰고 그런 듯하다"며 "저희 부부가 (집에) 있을 때는 안 그랬을지 몰라도, 아이들만 있는 경우에는 직접 눈으로 본 게 아니니 분명 아이들의 잘못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A씨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직접 경험해야 조심할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연락을 받은 뒤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직접 '반성문'을 작성했다.

A씨는 "제가 잘못 가르쳤으니 제가 (반성문을) 적는 것이 맞고, 아이들에게도 본인들이 잘못하여 아빠가 반성문을 적는다는 걸 직접 보여줬다. 아이들도 (잘못을) 느낄 수 있게 자필로 사과한다고 글도 적게 했다"며 "저 혼자 아랫집에 가서 사과드릴 수도 있었겠지만, 아이들의 잘못은 아이들이 직접 사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반성문에는 "아이들의 연락을 받고 급히 집에 와보니 댁에 계시지 않아 글로써 죄송한 마음을 올린다. 부부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공휴일 없이 일하다 보니 아이들 관리에 소홀했다"며 "최대한 주의를 주고 가르쳤지만 가르침이 부족했다. 추후 이런 일이 발생하면 바로 연락을 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A씨는 자신의 연락처가 적힌 명함도 반성문에 동봉했다. 반성문 말미에는 두 아이가 직접 "죄송합니다"라고 자필로 적기도 했다.

A씨는 음식과 반성문을 챙겨 아래층에 방문했다고 한다.

A씨는 "현재까지 약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큰 탈 없이 잘 지내고 있다"며 "아이들도 조심하고 아랫집 할머니도 따로 연락하셔서 '아이들 너무 야단치지 마라'며 격려해주시더라"고 덧붙였다.

A씨의 색다른 대응에 네티즌들은 "층간 소음 문제 해결할 가장 좋은 방법", "저런 이웃이라면 층간 소음 문제가 생겨도 전쟁 치를 필요 없겠다", "아이들에게 본보기를 보이는 좋은 아버지"라며 칭찬했다.



신혜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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