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이드리사 게예(36)와 마이클 킨(32, 이상 에버튼)이 유쾌하게 화해했다.
영국 '더 선'은 28일(이하 한국시간) "게예와 킨이 '레드카드 카오스' 끝에 훈련 중 복싱 싸움을 펼치면서 에버튼에서 불화를 종식했다. 둘은 월요일 밤 올드 트래포드에서 맞붙은 뒤 링 위에 올라갔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게예와 킨은 훈련에서 모의 복싱 경기를 치렀다. 둘은 훈련 패드로 만든 링 한가운데서 복싱 글러브를 하나씩 꼈고, 장난스럽게 싸우는 척했다. 공격수 티에르노 바리가 심판을 맡았고, 킨은 애정 어린 헤드락으로 게예를 붙잡았다"라고 전했다.
사건은 지난 2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에버튼은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5-2026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맨유를 1-0으로 꺾었다. 그 덕분에 5승 3무 4패, 승점 18을 기록하며 리그 11위로 뛰어올랐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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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게예가 경기 시작 13분 만에 퇴장당하는 변수가 발생했다. 그것도 상대가 아닌 팀 동료와 싸우다 뺨을 때리는 황당한 퇴장이었다. 그는 후방에서 킨과 호흡이 맞지 않아 맨유에 슈팅을 허용한 뒤 분노했고, 언쟁을 벌이다가 킨을 가격하며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받았다.
그럼에도 승리는 에버튼의 몫이었다. 10명으로 싸운 에버튼은 전반 29분 터진 키어넌 듀스버리홀의 선제골을 잘 지켜내면서 13년 만에 올드 트래포드에서 승리를 따냈다.
가장 화제가 된 건 역시 게예의 퇴장이었다. '풋볼 인사이더'는 "베테랑 미드필더는 게예는 팀 동료 킨과 충돌하며 충격적인 사건을 일으켰고, 퇴장당했다. 그는 이른 시간 브라이언 음뵈모에게 기회를 내준 뒤 킨과 오해로 인해 문제를 일으켰다. 게예가 동료의 뺨을 때리기 전까지 화난 말이 오갔고, 주심은 즉시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라고 전했다.
비판이 쏟아졌다. 어린 선수도 아니고 1989년생 미드필더 게예가 한순간 감정을 참지 못해 팀을 위기에 빠뜨렸기 때문. 다행히 경기는 승리로 끝났지만, 구단 내부 징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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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데이비드 모예스 에버튼 감독은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그는 "사실 난 선수들이 싸우는 상황을 꽤 좋아한다. 선수들이 터프해지는 걸 원하기 때문"이라며 단순 해프닝으로 넘겼다.
또한 모예스 감독은 "승리하는 팀을 위해서라면 그런 행동을 보여주는 선수들도 있어야 한다. 이번 갈등과 화해가 결과를 만들었듯이 말이다. 게예는 선수단 앞에서 자신의 실수를 사과했다. 난 그 사과를 받아들였고, 우리 모두 이제 이 일을 잊을 것"이라고 감싸안았다.
게예도 즉시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소셜 미디어에 "팀메이트 킨에게 먼저 사과하고 싶다. 내 반응에 대한 모든 책임은 내 몫이다. 팀원들과 스태프들, 팬들, 그리고 클럽에도 사과드린다"라며 "일어난 일은 내가 누구인지와 내가 대변하는 가치를 반영하지 않는다. 감정은 뜨거워질 수 있지만, 그러한 행동을 정당화할 수 있는 건 없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적었다.
그리고 에버튼이 공식 채널에 둘의 화해 영상을 올리면서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에버튼은 소셜 미디어에 게예와 킨이 유쾌하게 화해하는 모습을 공유하며 "여기엔 오직 사랑뿐"이라고 덧붙였다. 더 선은 "배리가 게예와 킨의 즐거운 시간을 공개한 뒤 이제 모두 과거의 일"이라고 짚었다. 이를 본 국내 팬들은 과거 야구계에 있었던 심수창과 조인성의 '헤드락 화해'를 떠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