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교황 레오 14세가 2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최대 도시 이스탄불에서 가톨릭 신자들을 만났다.
교황청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해외 순방 이틀째인 이날 오전 이스탄불에 있는 가톨릭교회 성령대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했다.
레오 14세는 강론에서 "성지 튀르키예를 방문할 은총을 허락해주신 주님께 감사하다"며 "이곳은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가 기독교의 탄생과 만나는 곳이며 구약과 신약이 맞닿고 수많은 공의회가 기록된 장소"라고 말했다.
레오 14세는 "우리의 조상 아브라함은 튀르키예 남부의 하란 지역을 떠나 약속의 땅으로 향했다"며 "예수의 죽음과 부활 이후 사도들도 아나톨리아 반도로 왔다"고 언급하는 등 기독교와 튀르키예 지역의 연관성을 강조했다.
또 "튀르키예에는 오늘날에도 아르메니아인, 시리아인, 칼데아인 등 동방 전례(정교)를 따르는 공동체와, 라틴 전례(가톨릭)를 따르는 공동체가 있다"며 "(이스탄불의) 총대주교청은 정교 신자들에게 중요한 기준점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스탄불이 과거 비잔틴제국의 수도이자 정교회의 중심지였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가톨릭과 화합을 도모하는 발언으로 보인다.
레오 14세는 성직자들을 향해 "이 나라에는 이주민과 난민이 많기 때문에 교회가 취약계층을 섬길 과제를 안고 있다"고 당부했다.
또 2023년 2월 튀르키예 남부 카흐라만마라슈에서 발생한 지진과 관련해 "교회의 자선 활동을 지원한 국제기구들의 도움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레오 14세는 전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을 만나 "국제사회의 갈등 수준이 고조되고 있다"며 "오늘날 우리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확고한 의지와 인내심 있는 결의로 대화를 촉진하고 실천할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엔 튀르키예 이즈니크를 찾아 서기 325년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 1세가 소집한 최초의 세계적 종교회의 '니케아 공의회'가 열렸던 것을 기념하는 1천700주년 행사에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