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수형 기자]배우 이순재가 생전 남긴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덕담이 다시금 조명되고 있다. 이승기·이다인의 결혼식에서 보여준 ‘파격 주례’와, MBC 추모 다큐에서 후배들이 회상한 그의 인간적인 면모가 겹쳐지며 많은 이들이 가슴 뭉클함을 전하고 있다.
2023년 4월,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이승기·이다인의 결혼식. 당시 사회는 1부 유재석, 2부 이수근, 축가는 이적이 맡을 만큼 성대한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유재석이 즉석 주례를 요청하자, 이순재는 특유의 너스레로 분위기를 단번에 장악했다.
이승기와의 오래된 인연을 회상하며 애정을 드러냈던 고인은 “안성 세트장에서 열심히 촬영하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난다. 늘 장래가 촉망되는 후배였다.”며 특히 ‘이순재식 금언(金言)’은 결혼식장 분위기를 순식간에 뒤집어놨다.“왕성하게, 적극적으로 살아라!”“일주일에 5번은 해라. 힘 빠지면 못 해!”는 말이었다.
이 돌발 조언에 이승기는 식은땀을 닦고, 이다인은 부케로 얼굴을 가리며 웃음과 당황을 동시에 자아냈다. 그야말로 전설의 주례 장면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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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가운데 28일 방송된 MBC 다큐멘터리 추모특집 ‘배우 이순재, 신세 많이 졌습니다’에서는그가 후배들에게 남긴 진심 어린 조언과 따뜻한 배려가 상세히 담겼다.
이승기는 다큐에서 이순재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존경스러운 어른이셨습니다.”“후배들을 대할 때 마음이 너무 따뜻했어요.” “덕담을 부탁해도 늘 진심이 담겨 있었습니다.”란 말이었다.
특히 드라마 왕과 비서실장 촬영 당시 있었던 일화를 공개하며 깊은 존경을 드러냈다.이승기가 “제가 왕 역할이라 앉아 있는 게 죄송스럽다”고 하자, 이순재는 오히려 이렇게 격려했다고. “전혀 신경 쓰지 마.넌 이 드라마의 주인공이다.왕이라는 마음을 갖고 촬영해라.”는 말이었다. 배역이든 인간관계든 후배의 마음을 먼저 챙겨주는 진짜 ‘큰 어른’이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결혼식에서 남긴 농담조차 후배의 행복을 진심으로 기원한 덕담이었고, 현장에서 마주한 후배들에게는“네가 주인공이다”라며 용기를 북돋아주던 대배우.이순재의 마지막 메시지처럼,“힘차게 행진하길 바란다”는 한마디는그가 후배들에게 남긴 삶의 지침이기도 했다. 유쾌함과 따뜻함을 동시에 가진 ‘참된 어른’의 모습이 다시금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