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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들, 의약품부족심화 '규제개혁'촉구

Toronto

2025.11.28 05:12 2025.11.28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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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약물 사용 불가능, 축산업도 비상"
[Unsplash @Jakob Cot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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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수의사협회(Canadian Veterinary Medical Association, CVMA) 회장은 캐나다 수의사들이 예전에는 처방하거나 사용할 수 있었던 동물용 약품 중 40% 정도가 현재는 더 이상 사용 또는 구입이 불가능해진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히며, 이는 동물 복지뿐만 아니라 캐나다의 식량 시스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규제 장벽으로 의약품 접근성 급감, 국경 너머와 비교해 '좌절감'
트레이시 피셔(Tracy Fisher) CVMA 회장은 개, 고양이부터 양, 소에 이르기까지 모든 동물을 위한 의약품 확보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현재의 캐나다 규제가 의약품 제조사들이 캐나다 시장 승인을 받는 과정을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이로 인해 다른 나라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약물들이 캐나다에서는 유통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셔 회장은 "동물이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데 국경 너머의 동료들은 치료할 수 있지만 우리는 할 수 없다면, 이는 엄청나게 좌절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의약품 부족은 특히 축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젖소를 치료할 신약이 캐나다에서 사용 불가할 경우, 수의사들은 효능이 떨어지는 구형 약물을 사용해야 하며, 이로 인해 해당 소는 우유 공급 시스템에서 제외되거나 최악의 경우 농가가 소를 잃게 되어 생산자의 비용이 증가하고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
 
앨버타주 남부에서 일하는 수의사 테크니션인 소여 데일리(Sawyer Daley)는 소의 이(lice)를 치료하는 핵심 약물이 미국에서는 사용 가능한데 캐나다에서는 구할 수 없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2017년 캐나다 보건부 규제 변경이 원인, '작은 시장' 패싱 논란
피셔 회장은 이러한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 캐나다 보건부(Health Canada)가 2017년에 시행한 규제 변경에 있다고 지목했다. 당시 보건부는 새로운 검사 기준을 도입하여, 해외 제조 시설에 대해서도 캐나다 당국의 직접적인 현장 검사를 의무화했다.
문제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캐나다를 작은 시장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이미 다른 주요 국가(미국, 유럽 등)에서 승인을 받은 상황에서 캐나다 당국의 별도 검사를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꺼린다는 점이다. 그 결과, 1980년대 대비 현재 수의사들이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이 40%나 감소했다는 것이다.
 
캐나다 보건부는 성명을 통해 동물 보건 제품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규제를 변경했으며, 캐나다 시장의 규모가 작아 의약품 접근에 지연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인정했다. 보건부는 장벽을 식별하고 해결책을 개발하기 위해 업계 및 수의 전문가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회, 국제 규제 기관과의 협력 및 '레드 테이프' 제거 요구
CVMA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오타와 연방 정부가 미국과 유럽 등 국제 규제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여 의약품 승인 절차를 간소화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피셔 회장은 안전 규제가 강력한 다른 두 개 이상의 신뢰할 수 있는 국가에서 이미 승인된 제품이라면, 캐나다도 해당 제품에 대한 라이선스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히스 맥도널드(Heath MacDonald) 연방 농업부 장관은 최근 수의사들을 만났으며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장의 전문가들은 대동물 의학 경험을 가진 수의학 배경의 연구 인력이 정책 결정에 참여하여 정책의 편향성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하며, 근본적인 구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토론토중앙일보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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