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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용 '귓불'이 경고했다? 심근경색 5분만에 아는 법

중앙일보

2025.11.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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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용도 쓰러뜨렸다, 심근경색이 뭐길래
심근경색은 심장 근육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혈액이 차단되면서 생긴다. 혈관을 막는 병이 무서운 건 그 아래가 곧장 썩어들어가기 때문이다. 당뇨로 말초 혈관이 막힌 환자가 발을 자르고, 뇌혈관이 막힌 환자가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겪는 게 그래서다. 심장의 관상동맥이 막히는 즉시 아래쪽 심장 근육은 괴사하기 시작한다.

문제는 이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보통 경제의 화폐 순환을 혈액에 비교하곤 하는데, 사업체가 자금줄이 막혀도 며칠은 버티지만, 뇌나 심장에서 혈관이 막히면 초단위로 위급성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뇌졸중이 시작된 시점부터 초당 3만2000개의 뉴런과 2억3000만 개의 시냅스가 사라진다. 1초가 흐를 때마다 뇌는 8시간42분씩 늙어간다. 감이 잘 안 잡히는가. 1시간이 지나면 1억2000만 개의 뉴런과 8300억 개의 시냅스가 사라지며 뇌는 3.6년 늙은 것과 같다. 보통 뇌졸중 한 번은 뇌 노화 36년치와 맞먹는다.

심근경색 역시 위급한 건 마찬가지다. 통증이 느껴진 이후부터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은 3~6시간 정도다. 이미 시작부터 심장세포는 괴사가 시작된다. 4시간이 지나면 사망률은 80%로 치솟지만, 1시간 이내에 동맥을 뚫어줄 수만 있다면 심장 근육을 대부분 살릴 수도 있다.

문제는 혈관을 실제로 들여다보지 않고서는 예측이 어렵다는 점이다. 우리 몸 대부분의 장기가 그렇듯 심장 혈관도 90% 이상 막히기 전에는 별 이상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의사가 수많은 심장마비 환자들의 목숨 위에서 이를 평가하고 정량화하기 위한 작업을 해 왔다.

우리는 어떻게 심장마비 위험을 미리 알 수 있을까. 그리고 심장마비가 막 닥쳐올 때 찾아오는 전조 증상은 무엇일까.

심장마비 위험을 어떻게 예측할 수 있을까. 100% 미래를 볼 수 없지만, 당신의 현재 생활을 되짚어 보면 위험 정도를 파악하는 건 어렵지 않다. 이하 그래픽 이가진·박지은

💘심장을 조준하는 네 명의 암살자
멀쩡한 사람이 갑자기 가슴을 붙들고 ‘억’ 하고 쓰러지는 장면은 드라마에도 많이 나오죠.
심장마비가 찾아온 겁니다.
겉으로는 건강해 보이지만 사실은 이미 몸 안쪽에서 조용히 암살 프로세스가 진행 중이었던 거죠.
최근 방송인 김수용(59)씨도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혈관확장시술(스탠스)을 받기도 했습니다.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김수용의 귓불 주름에 주목하기도 했습니다. “귓불에 선으로 깊은 주름이 있다”며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프랭크 징후’를 의심하는 글도 올라왔습니다. 프랭크 징후는 1973년 샌더스 T. 프랭크 박사가 처음 보고한 현상으로 주름이 귓불 너비의 3분의 1 이상이면 의미 있는 징후로 보는데, 한쪽 또는 양쪽 모두 나타날 수 있고 양쪽일수록 심혈관 질환과의 연관성이 더 강하다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다만 이 증상만으로 심장병을 ‘진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게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그러면 이 위험을 어떻게 알아챌 수 있을까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의료용 설문이나 전문적 검사로 위험도를 평가하는 방식이고요.
두 번째는 우리 몸이 보내는 신호나 전조증상으로 알아채는 것이죠.
심전도, 혈액, 초음파 검사를 하면 가장 확실하게 알 수 있지만 병원을 가야 하니 번거롭고 비용도 부담되죠.

그래서 세계 여러 의료기관들은 설문으로 위험도를 파악하는 방법을 개발해 왔습니다.
가장 최근엔 2024년 7월 스웨덴 예테보리대에서 14개 질문을 5분만 풀면 위험도를 꽤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테스트를 만들어 화제가 되기도 했죠.

우리가 심장마비로 죽을 위험을 어떻게 예측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정말 목숨을 위협하는 전조증상은 무엇일까요.

심장마비 혹은 심근경색은 심장 근육이 열심히 뛰도록 영양을 공급하는 큰 혈관 중 하나가 막히면서 생깁니다.
혈관이 막히면 피가 차단된 심장 근육에 급격한 괴사가 일어납니다.
말 그대로 심장이 썩어들어가죠.

심근경색은 심장 근육에 혈액과 영양, 산소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히면서 그 아래쪽 심장 근육이 썩어들어가는 병이다. 죽을 위험이 매우 높고, 발빠르게 조치하지 않으면 회복도 어렵다.

이게 왜 일어나냐면, 우선 관상동맥에 죽처럼 걸쭉한 물질이 쌓이면서 시작됩니다.
그래서 죽상동맥경화증이라고 하죠.
그 죽 같은 게 점점 차오르다 터지면 혈소판이 달라붙어 혈관을 아예 막아버립니다.

나이가 들면 저절로 동맥벽이 두꺼워지는데 이를 가속하는 건 여러 질병과 생활습관입니다.
고혈압은 압력을 높여서 혈관 벽을 잡아뜯고, 당뇨와 비만은 염증을 일으켜 벽에 틈을 만듭니다.
고지혈증은 LDL 콜레스테롤을 쌓아 벽을 두껍게 하고 흡연은 이 모든 걸 악화시킵니다.

“우리가 조절할 수 있는 것들 중에는 이제 제일 유명한 것들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그다음에 흡연, 비만 이런 것들이 제일 대표적인 위험인자예요.
혈압은 혈관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파이프가 빨리 닿는 것처럼 혈관이 압력을 많이 받으면서 잘 손상되는 기전이고요.
잘 손상되다 보니까 그리로 콜레스테롤이 들어가서 동맥경화가 생긴다는 게 아주 오래전부터 잘 알려진 위험인자입니다.
그리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동맥경화가 잘 생긴다는 것 역시 알려져 있고 둘이 같이 시너지 작용을 일으키고요.
그 다음에 당뇨.
당이 너무 높으시면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고 혈중에 당이 높으면서 피가 끈적끈적해지고 동맥경화가 잘 생기실 수 있고요.
담배를 피우시면 담배에 있는 여러 가지 독성 물질들이 있거든요.
독성 물질들이 혈관 안을 떠다니면서 혈관 벽을 손상시키고 동맥경화를 유발하게 되고요.
피부가 주름이 줄어들지 않는 것처럼 나이가 줄어들지 않는 것처럼 동맥경화도 비가역적인 현상이라고 설명드리고요.
그렇기 때문에 수십 년 동안 관리해야 되는 거지 한순간 뭐 해가지고 좋아지지 않는다고 말씀드립니다.”
(강시혁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강시혁 교수는 “동맥경화는 비가역적으로 진행돼 회복하는 게 거의 안 되는 과정”이라며 “혈관 청소라고 하는 방법들이 있다고 사람들을 유혹하지만, 현재로선 수십 년간 잘못 살아온 결과를 한번에 좋아지게 하는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이렇게 이미 우리의 심장을 악화시키는 네 마리 악당은 정해져 있습니다.
스웨덴 예테보리대에서 만든 14개의 설문지도 다 이와 관련한 내용이죠.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나이, 성별, 유전력 같은 요소를 제외하면 비만, 혈압, 콜레스테롤, 당뇨, 흡연 이 다섯 가지 요소만으로 심장마비에 걸릴지, 아닐지를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심장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네 마리 악당.

👦스무 살 때 체중이 중요한 이유
연구팀은 심장병이 없는 50~64세 남녀 872명에게 설문을 하게 했고요.
동시에 이들의 관상동맥을 CT로 촬영해 혈관 점수를 매겼습니다.
그랬더니 설문을 분석한 결과 실제로 고위험군인 사람의 65%를 설문만으로 판별할 수 있었습니다.

이 설문조사 결과에서 독특한 점은 20세 때 체중이 상당이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났습니다.
예전 연구에서도 20세 체중은 이후 체중 증가보다도 오히려 죽상동맥경화증과 더 관련이 있다는 결과가 나타난 적이 있습니다.

20세 때 80㎏이었던 사람은 70㎏보다, 70㎏이었던 사람은 60㎏보다 위험이 더 높죠.
20세 때 70㎏이었던 사람이 이후 중년까지 몸무게가 20㎏ 더 증가해도 20세 때 80㎏이었던 사람이 이후 10㎏ 빠진 것보다 여전히 위험이 낮은 걸 볼 수 있죠.
성인 초기의 체중 관리가 심장 건강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줍니다.

(계속)

특히 한국인들에게 더 중요한 인자가 있습니다.
서울대병원이 남녀 총 25만 명을 10년간 추적한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남녀 공통적으로 비만을 조심해야 하고요. 성별에 따라 더 영향을 받는 요소가 달랐습니다. 남성과 여성은 각각 무엇을 조심해야 할까요.

한편 심장마비를 경험한 242명을 조사했더니, 32%가 한달 전부터 전조증상을 겪었다고 답했습니다. 출근길 버스에서 그들이 공통적으로 겪은 증상이 있습니다.
쓰러지기 전 알아차려야 할 전조 증상과 실제로 심근경색이 일어났을때의 결정적 증상, 꼭 알아야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습니다.

※심근경색 위험을 알 수 있는 ‘5분 테스트’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김수용 '귓불'이 경고했다? 심근경색 5분만에 아는 법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6868


이정봉.이가진.박지은.정수경([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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