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1시 제주시 도두항. 요트 부두를 막 벗어난 54t급 90인승 카타마린 요트(쌍동선) 카이사르100호가 거센 물결을 가르며 동쪽 해역을 향해 2.5㎞를 내달렸다. 카이사르100호의 갑판 위에선 관람객들이 난간을 붙잡고 바다를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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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국 요트 선수들 모습 ‘생생’
출항 후 5분 정도가 지나자 흰 돛대들이 점처럼 떠올랐다. 좀 더 가까이 접근하자 7개국 12척의 요트들의 선수(船首)를 때리는 높은 파도까지 눈에 들어왔다. 선수들이 돛줄을 당기며 해풍을 읽어 방향을 트는 모습까지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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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파도 위아래로 오르내려 스릴”
‘제1회 제주컵 국제요트대회’가 27일부터 30일까지 제주시 도두항 일대에서 열렸다. 제주도가 주최하고 제주도요트협회가 주관했다. 대한요트협회가 공인한 올해 마지막 국제대회다.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7개국 선수단이 12척의 배로 레이스를 열었다. 대회는 플리트 레이스 방식으로 진행했다. 참가한 다수의 요트가 동시에 출발해 부표(마크)를 돌아 순위를 겨루는 방식이다. 관광객의 대회 관람을 위해 주최·주관측이 무료 관람선(카이사르100호)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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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 요트가 동시 출발해 순위 겨루는 방식
관람선에서 대회를 지켜본 관광객 강모(31·부산)씨는 “돛이 순식간에 기울었다가 바로 잡히고 배가 파도 위아래로 오르내리는 스릴 넘치는 장면을 이렇게 가까이서 볼 줄 몰랐다”며 “파란 하늘 아래 바람에 밀려가는 흰 돛들을 보니 설레고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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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70클래스 킬보트에 4명 탑승…. 조직력이 승패 좌우
요트는 세계적으로 성장세가 두드러진 J/70클래스 킬보트로 진행했다. J/70클래스 킬보트는 대당 약 1억원에 달하는 고성능 요트다. 킬(Keel)이란 배 바닥에 직각으로 설치하는 납으로 만든 날개로 선체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한다. 킬의 유무에 따라 각각 킬보트와 딩기요트로 나뉜다. 1척당 1~2명이 탑승하는 딩기요트와 달리 좀 더 큰 킬보트에는 4명 이상이 탑승해 조직력이 승패를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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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이 바다인 제주…100년 뒤에도 이어지길”
임종훈 제주도요트협회 사무국장은 “사면이 바다인 제주에서 국제 요트대회를 직접 열게 돼 요트인으로서 의미가 깊다”며 “첫 대회 성공을 기반으로 10년, 100년 뒤에도 이어지는 해양스포츠 축제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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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기간 도두항은 축제 분위기
대회 기간 도두항 일원은 대회 기간 축제 분위기였다. 개막식에서는 도두항 어촌계 해녀들이 전통 물질 공연을 선보였고, 제주 출신 유명 유튜버 ‘히밥’이 등장해 현장의 열기를 더했다. 해양레저를 소재로 한 50편의 작품이 출품된 AI 영화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해녀 사진전, 남방큰돌고래 보전 홍보 부스 등 부대 행사도 관람객 발길을 끌었다. 무선조종(RC) 요트 체험 부스도 운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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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4만달러 시대 앞두고, 요트 인프라 확충 노력”
강승훈 제주도 크루즈해양레저팀장은 “해외 사례를 보면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의 대표 레포츠는 요트”라며 “이런 미래를 앞두고 제주를 국제 요트 허브로 키우기 위한 인프라 확충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