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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가수, 상하이 공연 중 끌려나갔다…中 거칠어지는 '한일령'

중앙일보

2025.11.29 19:52 2025.11.29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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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수 오쓰키 마키가 지난 28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반다이 남코 페스티벌 2025’에서 노래를 부르던 중 갑자기 무대로 올라온 정체 모를 사람들에게 저지당하자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 엑스(X) 캡처

일본 인기 가수가 중국 공연 도중 돌연 퇴장당하거나, 하루 전날 공연이 전격 취소됐다. 이를 두고 중국의 ‘한일령’(限日令)이 본격화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일본 내에서 나오고 있다.

30일(현지시간)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애니메이션 ‘원피스’ 주제곡을 부른 일본 가수 오쓰키 마키는 지난 28일 상하이에서 열린 ‘반다이 남코 페스티벌 2025’에서 노래를 부르던 중 갑자기 조명이 꺼지고 음악이 끊기는 일을 당했다.

중국 소셜미디어(SNS)에 퍼진 현장 영상에는 오쓰키가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다가 조명이 꺼지고 음악이 멈추는 장면이 담겨 있다. 스태프로 추정되는 두 사람이 오쓰키에게 다가가 그녀를 무대에서 끌어 내린다. 이에 오쓰키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노래를 마무리하지 못한 채 황급히 무대를 떠나야 했다.

이후 그의 소속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28일은 퍼포먼스 중이었지만, 부득이한 여러 사정으로 급거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같은 이유로 다음 날인 29일 공연도 취소했다고 덧붙였다.

일본 애니메이션 콘텐트를 체험하는 이번 행사는 30일까지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전날 결국 중지됐다. 다른 일본 아이돌 그룹의 출연도 무산됐다. 공연을 취소해야 했던 다른 아티스트와 쇼로는 인기 일본 여성 아이돌 그룹 모모이로 클로버 Z, 팝 가수 하마사키 아유미, 재즈 피아니스트 우에하라 히로미, 뮤지컬 ‘미소녀 전사 세일러문’ 등이 있다. 영화 ‘일하는 세포’와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 말려’ 시리즈 개봉도 연기됐다.

지난해 4월 촬영된 일본 여성 아이돌 그룹 모모이로 클로버 Z. 사진 교도통신 캡처

하마사키는 29일 열기로 했던 상하이 공연을 전날인 28일 중국 주최사가 ‘불가항력의 요인’을 이유로 들어 공연 중지를 발표했다. 하마사키는 SNS 계정에 “(28일) 오전에 갑자기 공연 중지를 요청받았다”며 “믿을 수 없고 말도 안 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도통신은 중국과 일본의 외교 갈등 속에서 중국에서 열린 일본 아티스트 행사에서 발생한 혼란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을 계기로 촉발된 중일 간 정치 갈등이 문화 측면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해설했다.

아시아 대중문화 전문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마쓰타니 소이치로는 교도통신에 “일본 정부가 비디오 게임, 애니메이션 및 기타 콘텐트를 해외에 수출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는 시기에 최근 사태가 악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전 주한 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중국과 한국 간의 갈등을 회상하며 “일본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둘러싼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시 2016년 중국은 한국 드라마의 방영을 제한했다.

산케이 신문도 “다카이치 총리 발언에 중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일본 예능 콘텐트에 대한 영향이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정부가 다카이치 총리 발언에 대한 대항 조치로 일본 콘텐트 배제를 시작한 것인지, 아니면 정부 의향을 고려해 지자체 당국이 과잉 대응을 하는 것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산케이는 중국 정부가 일본 여행 자제령 근거로 제시한 일본 내 치안 악화, 중국인 대상 범죄 증가는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 신문은 살인·강도·방화 등 흉악 범죄 피해자가 중국인인 사건 수는 2023년 48건, 지난해 45건이었고 올해는 10월까지 28건이었다고 전했다. 또 일본에서 외국인이 피해를 본 형사 범죄 건수는 점차 늘고 있으나, 그중 피해자가 중국인인 사례의 비율은 조금씩 감소하고 있다고 했다.





조문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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