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내 필수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7월 본격 시행된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가 모집 정원의 80% 이상을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강원도·경남·전남·제주도 등 4개 지역에서 진행 중인 지역필수의사제 운영지원 시범사업에는 전문의 81명이 지원했다. 해당 사업은 지난 7월 4개 지역 13개 병원에서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심장혈관흉부외과·신경과·신경외과 등 8개 필수 진료과목 저연차 전문의 96명(지역별 24명)을 대상으로 시작됐다. 이를 위해 올해 예산 13억5200만원이 투입된다.
지역필수의사제는 종합병원급 이상 지역 의료기관에서 필수 진료과목을 맡은 전문의가 장기간 근무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각각 근무 수당과 정주 여건을 지원하는 제도다. 정부는 의료기관과 약 5년간 장기 근무를 계약한 5년 차 이내 필수의료 전문의에게 지역근무 수당 월 400만원을 지급한다. 이와 별도로 지자체는 이들에게 주거, 교통 편의, 자녀 교육 등 지역 정착을 돕는 다양한 지원을 제공한다.
정주를 위한 지원 방식은 지역마다 다르다. 강원도는 교육부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라이즈)와 연계해 월 100만~200만원 상당의 지역 상품권과 리조트 등 지역 관광 인프라 이용 혜택을 제공한다. 경남은 지역필수의사 정착금 월 100만원과 전입 가족 환영지원금(1인 200만원) 및 자녀 양육지원금(1인 월 50만원)을 지급한다. 전남은 라이즈 연계를 통한 주거·연수·연구비 지원 등을, 제주도는 숙소 지원과 근무시간 조정 등을 각각 지원한다.
모집 현황을 보면 강원도가 24명으로 정원을 100% 채웠다. 경남 22명, 전남 19명, 제주 16명으로 뒤를 이었다. 과목별로는 내과가 34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은 응급의학과 14명, 외과 9명, 소아청소년과 6명, 신경외과 6명, 심장혈관흉부외과 4명, 신경과 3명, 산부인과 2명 순이었다.
지역필수의사제는 전 정부의 의료개혁 과제 중 하나로, 강제 배치가 아닌 계약 기반이라는 점에서 발표 당시 실효성 논란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초기 난항 우려와 달리 채용률이 84%를 기록하며 넘기며 제도가 예상보다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역의 의사 구인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지역필수의사제와 지역의사제는 '지역에 남는 의사'를 양성·지원하기 위한 양대 축으로 꼽힌다. 의대 신입생 일부를 지역의사선발전형으로 선발해 학비를 지원하고 10년간 지역 근무를 의무화하는 지역의사제 법안은 지난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정부는 이르면 2027학년도 입시부터 지역의사제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내년에 지역필수의사제 시범사업 참여 지역을 2곳 추가 선정하는 등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지역 의사 양성만큼 중요한 것이 이들이 지역에 머무를 수 있는 정주 여건"이라며 "시범사업을 통해 효과가 큰 지원책을 면밀히 분석해 제도를 더욱 발전시켜나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