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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14번 문의하고도 숨진 부산 고교생… 사망 경위 조사

중앙일보

2025.11.29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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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고교에서 추락한 학생이 이송될 병원을 찾지 못해 숨진 사고와 관련해 보건복지부와 지자체가 진상 조사에 나섰다. 부산과 경남 소재 병원 9곳의 응급실에 총 14번 문의하고도 학생이 이송되지 못하고 숨진 원인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로 구급차가 들어오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30일 부산시와 경남도의 말을 종합하면 이들 지자체는 지난달 20일 숨진 부산 고교생 사고와 관련, 지역에 있는 병원 9곳에 고교생을 수용하지 못한 사유 등 자료 등을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부산 7곳, 경남 2곳의 병원이 대상이며 제출 기한은 다음 달 1일까지다.

각 지자체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경위 및 사실관계 파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복지부가 부산시와 경남도에 공문을 보내면서 이뤄졌다. 지자체가 각 병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전달하면 복지부가 검토할 예정이다. 각 병원이 어떤 이유로 고교생을 수용하지 못했는지가 주요 검토 대상이다.

지자체들은 “경위가 분명하고 이에 대한 입증이 가능하다면 별다른 조치가 없겠지만, 복지부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병원에 주의를 주는 등 조치할 수도 있는 사안으로 안다”며 “복지부가 직접 조치할지 지자체를 통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고교생 사망 사고가 일어난 건 지난달 20일이다. 오전 6시 17분쯤 부산의 한 고교에서 재학생이 심한 경련 증세를 보인다는 신고가 소방에 접수됐다. 구급대가 16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살펴보니 이 학생은 소리에 반응할 정도의 의식을 유지한 상태에서 몸을 떨고 입가에 거품이 관찰되는 등 간질 의심 증세가 있었다고 한다.

‘병원 전 응급환자 중증도 분류체계(Pre-KTASㆍ구급대원 등이 응급환자 이송 때 환자 중증도를 분류해 병원을 선정할 때 쓰이는 지표)’상 2등급으로 판단한 구급대와 부산소방재난본부 산하 구급상황관리센터가 부산ㆍ경남지역 병원 9곳에 연락했지만 모두 수용을 거부했다.

병원들은 대체로 “중증 소아 진료가 어렵다”는 취지의 이유를 댄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학생은 오전 7시 25분쯤 심정지로 중증도가 1등급으로 분류된 상태에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이 학생은 학교 건물에서 추락했고 둔부에 함몰된 외상이 있었다.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신고 당시 추락을 언급하는 내용이 없었고 외상은 옷에 가려진 상태여서 이송 이후에야 확인됐다고 한다. 부산소방 관계자는 “아직 정부 부처에서 직접 경위 자료 제출을 통보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이 충청권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충남대병원을 방문해 의료진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소방청
복지부와 지자체 조사 결과는 이번 사고와 관련한 소방과 의료계 공방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소방 측은 수용을 거부한 병원에, 의사단체는 외상을 뒤늦게 인지한 구급대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이번 사고로 지역 응급의료 체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소방청은 전국 시ㆍ도 소방본부에 ▶주요 응급의료기관과의 소통 강화 ▶지역 특성에 맞는 협력 방안 마련을 당부했다.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지난 28일 충청권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충남대병원을 방문해 “응급의료체계 발전을 위한 소방과 의료계가 협력이 중요하다”며 “의료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함께 개선책을 찾겠다”고 밝혔다.





김민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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