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원화 기준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대비 2.1%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역대급 원화가치 저평가에 국제 비교 기준인 한국의 달러 환산 GDP는 0.9%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IMF는 최근 연례협의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달러화 기준 명목 GDP를 1조8586억 달러로 추산했다. 지난해 1조8754억 달러보다 168억 달러(0.9%) 줄어든 규모다. 2023년의 1조8448억 달러와 비교해도, 2년간 138억 달러(0.7%) 늘어 성장이 정체된 양상이다.
IMF가 추산한 올해 원화 기준 명목 GDP는 2611조원으로 지난해 2557조원보다 2.1% 증가했다. 명목 GDP는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0.9%)에 물가 요인을 반영한 수치다. 실제 생산량이 늘지 않더라도 물가가 오르면 증가한다.
그럼에도 달러화 기준 GDP가 줄어든 건 원화가치가 하락(환율은 상승)해서다. 올해 연평균 달러대비 원화가치는 11월 말 기준 1417.68원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1394.97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연평균(1364.38원)보다도 54.30원(4.0%) 낮다. 월별로 보면 11월 평균 달러당 원화값은 1460.44원으로 1998년 3월(1488.87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런 원화 약세 추세가 이어진다면 ‘GDP 2조 달러’ 문턱은 물론 내후년으로 예상되는 1인당 GDP 4만 달러 달성도 1~2년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 재집권 이후 이어지고 있는 달러 강세와 국내 기업·개인의 해외투자 확대로 1500원대 환율이 뉴노멀이 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원화 기준 명목 GDP가 매년 성장하더라도 낮은 원화가치가 이를 압도해버린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사태, 현직 대통령 탄핵 등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는 환율 변동성을 키웠다. IMF는 보고서에서 “환율 변동성 자체가 중대한 경제적 위험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는 일시적으로 외환시장 유동성이 얕아지고 환율 움직임이 가팔라질 수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