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내가 오히려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자신을 준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한 고소인을 무고죄로 맞고소하겠다면서다. 장 의원은 민주당 지도부가 윤리감찰단 진상조사에 착수한 지 사흘 만에 기자회견을 열었다.
장 의원은 회견에서 “추행은 없었다. 이 사건은 데이트폭력 사건”이라며 “(고소인) 남자친구란 자의 폭언과 폭력에 동석자 모두 피해자다. 일부 왜곡 보도로 사안이 변질됐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쯤 서울 여의도의 족발집에서 고소인과 동석했지만, 부적절한 행위를 일체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장 의원은 “(사건) 당일 지인 초대로 뒤늦게 동석했다. 그러던 중 갑자기 한 남성이 나타나 큰 소리를 지르며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했고 (나는) 그 자리를 떠났다”며 “당시 경찰 출동이 추행이었다면 저는 이미 무조건 조사를 받지 않았겠나.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고소인의 남자친구가 국민의힘 소속 구청장을 보좌하는 직원이고, 그가 고소인에게 데이트폭력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모습을 불법 촬영했다는 게 장 의원의 주장이다. 장 의원은 “고소인은 그 다음날 남자 친구의 감금 폭행으로 출근도 못했고, 동료들은 고소인을 데이트폭력 피해자로 걱정했다고 한다”며 고소인과 그 남자친구를 무고죄 등으로 맞고소하겠다고 예고했다.
장 의원은 그러면서 자신을 성추행 가해자로 묘사한 두 개 언론사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도 했다. 영상 보도가 확대 왜곡됐고, 음성이 조작되는 등 “이쯤 되면 이건 보도가 아니라 연출”이라는 게 장 의원의 주장이다. 장 의원은 회견 중 “오히려 그 영상에서 보면 내가 피해 아닌가. 기자들과도 만찬을 많이 하는데 내 몸에 손 댄 기자는 한 명도 없다”며“(의원실) 비서관도 내 몸에 손대지는 않는다”라고도 했다. 그는 이날 회견에 변호사를 대동했으나, 다른 정당 소속 보좌진 회식에 합석한 경위와 이유 등은 밝히지 않았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중간에 누구도 (윤리감찰단에) 관여하거나 보고받아서는 안 된다. 지금은 기다리는 게 맞다”고 반응했다.
야권은 이런 장 의원과 민주당 태도를 “2차 가해의 향연”이라고 비난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장 의원의 기자회견 직후 페이스북에 “장경태가 알량한 정치생명 때문에 피해자를 무고죄로 겁박했다. 뻔뻔할 수 있는 것은 권력을 등에 업었기 때문”이라며 “피해자는 오랜 고통 끝에 용기 내 고소했다. 권력자 장경태를 무고해서 얻을 것이 없다”고 직격했다. 주 의원은 “강제추행 혐의자가 기자회견을 자처해 2차 가해를 하는 것을 처음 본다. 방탄용 의원직을 가지고 있어 가능한 횡포”라며 장 의원의 의원직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진우 의원은 “민주당은 피해자 가짜 사진까지 퍼뜨렸다”며 “장경태 의원의 왼쪽 손은 피해자의 몸쪽이었다. ‘아니 왜 거기에…’라는 피해자의 거부 의사도 녹음됐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의원실 보좌관 A씨가 지난 29일 고소인 여성이 장 의원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있는 사진과 함께 ‘고소하자’는 글을 SNS 등에 올렸는데, 몇 시간 뒤 이 사진이 AI로 만들어졌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A씨는 사진을 교체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민주당에서 어떤 단위에서라도 조직적으로 피해자를 협박해서 입막음을 하거나 사건의 프레임을 바꾸려는 노력을 한다면, 적어도 개혁신당은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화하는 저열함을 배척하고, 우리 사회가 정립한 피해자 신원 보호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마다하지 않겠다”고 페이스북에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