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를 둘러싼 여야의 국정조사 줄다리기가 다시 팽팽해졌다. 나경원 국민의힘 법사위원의 간사 선임 문제를 두고 양당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형국이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날 국회에서 국정조사 방식과 내년도 예산안 등에 대해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은 회동 직후 “국정조사는 국민의힘 당내 의견 수렴을 좀 더 거친 다음에 답을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 수석은 이와 관련해 “민주당이 (국민의힘이 제시한) 3가지 조건을 다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그에 대해 국민의힘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내부 의견 조율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이 제시한 ▶나경원 간사 선임 ▶증인·참고인 합의 채택 ▶추미애 법사위원장의 공정한 진행 세 조건 중 “간사 선임이 큰 걸림돌”(문 수석)이라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법사위원은 “나경원 선임은 받아줄 수가 없다. (현직 법원장인) 남편 이해충돌 문제부터 내란 옹호까지 문제가 많지 않냐”며 “만약 받아주면 지지층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이끄는 법사위의 국정조사 진행을 수용하기로 양보한 만큼, 민주당이 ‘나경원 카드’도 받아들이는 게 맞다는 논리다. 국민의힘 법사위 관계자는 “지금 와서 다른 사람을 간사로 지명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추미애 법사위를 고집하면서 나경원 간사는 거부하는 촌극 자체가 코미디”라고 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항소 포기) 국정조사를 하겠다는 당의 의지는 분명하다”며 “원내 협상에서 결론이 어떻게 나올지 예단은 어렵지만 우리는 반드시 (국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안 민주당에선 “가라앉고 있는 문제를 굳이 들쑤실 이유가 없다”(원내 핵심 관계자)는 국조 회의론이 적잖았다. 그러나 지난 25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술자리 회유 의혹 재판에서 검사들의 집단 퇴정을 계기로 용산 대통령실과 민주당 지도부의 반(反) 검찰 기조가 다시 불붙은 분위기다. 이재명 대통령이 관련 감찰을 지시하자 ‘항소 포기 국정조사’가 아닌 ‘조작 기소 국정조사’를 진행하자는 기류가 민주당에서 강해진 것이다.
민주당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우리는 검찰의 조작 기소에 초점을 맞춰 강하게 얘기하는데, 국민의힘은 대장동 항소 포기를 가지고 얘기하니 접점이 없다”며 “조작 기소를 다루는 국조가 되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일관된 주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