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정치불안 속 유력 대선주자 잘루즈니 장군 입장
"정치변화 기회지만"…나토가입 등 안전보장 필요성 강조
젤렌스키 정적 "성급한 평화는 패배"…트럼프 종전안에 신중론
우크라 정치불안 속 유력 대선주자 잘루즈니 장군 입장
"정치변화 기회지만"…나토가입 등 안전보장 필요성 강조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끝난 뒤 열릴 대통령 선거의 유력주자로 꼽히는 발레리 잘루즈니 장군이 현재 자국이 처한 내우외환 국면에 입을 열었다.
평화가 찾아오면 부패, 권력독점 논란에 휘말린 우크라이나의 정치적 문제를 해결할 기회가 있겠지만 그렇다고 종전 그 자체를 목적으로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게 입장이었다.
우크라이나 총사령관을 지낸 잘루즈니 영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실린 '푸틴을 물리치고 더 나은 우크라이나를 건설하는 법'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그는 러시아의 전쟁 의도와 우크라이나가 나아갈 길을 설명하고 "이 상황에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목표는 가까운 미래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할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잘루즈니 대사는 "러시아의 정치적 목표가 우크라이나의 독립 국가 지위 폐기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이에 대한 이해는 우리의 국가 지위 보존 전략을 세우는 기반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격전지인 도네츠크 지역을 완전히 점령하더라도 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전쟁을 통해 얻으려는 정치적 목표가 우크라이나를 자국에 복속시키는 데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우크라이나 국민은 완전한 승리를 얻기 위해 노력하지만 장기적인 전쟁 종식이라는 선택지를 거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음 전쟁이 예상되더라도 "평화는 정치적 변화, 근본적인 개혁, 완전한 회복, 경제 성장, 시민들의 귀환을 위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잘루즈니 대사는 "그것(평화)은 혁신과 기술을 통한 안전하고 보호받는 국가 형성의 시작, 부패 척결과 정직한 사법 체계 구축을 통한 정의의 토대 강화, 국제 경제 회복 프로그램이라는 기반을 포함한 경제 발전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게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이 모든 것은 효과적인 안전보장 확약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안전보장을 위해서 필요한 조건으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우크라이나 영토에 핵무기 배치, 러시아에 맞설 수 있는 대규모 연합군 배치 등을 열거했다.
잘루즈니 대사는 "오늘날 이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으며, 따라서 아마도 전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미국 주도로 최근 작성된 종전안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불가, 우크라이나 비핵국가 재확인, 우크라이나군 병력 축소 조항 등이 포함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종전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성급한 평화는 패배로 이어진다"며 섣부른 종전 협상 타결을 경계했다.
텔레그래프는 잘루즈니 대사의 이 같은 발언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최측근 비리 혐의로 지지 기반이 취약해졌고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가 종전 협의를 진행 중인 가운데 나왔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 매체는 "'철의 장군'(우크라이나 안팎에서 잘루즈니 대사를 지칭하는 말)은 더 밝은 미래를 바라지만 이를 가능하게 하려면 강력한 안전보장이 필수적이라고 경고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총사령관이었던 잘루즈니 대사는 개전 초기 수도 키이우 방어에 성공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등 영웅적인 면모로 자국에서 매우 인기가 많다. 이미 그의 이름을 딴 거리 네 곳과 마을 한 곳이 우크라이나에 있을 정도다.
아울러 총사령관 활동 시기 전사한 군인들 장례식에 정기적으로 참석하고 전투가 잠시 중단된 시기에는 군인들의 결혼식 주례를 서는 등 인간적인 모습도 자주 노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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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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