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닥친 강등이란 현실 앞에서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선수들은 처절한 사투를 벌였다. 결국 대구FC가 K리그2로 강등됐다. 경쟁자 제주 SK는 일단 살아남아 승강 플레이오프(PO)를 치르게 됐다.
대구는 30일 대구iM뱅크파크에서 열린 2025 K리그1 38라운드 최종전에서 FC안양과 2-2로 비겼다. 승점 34의 대구는 제주(승점 39)에 승점 5 차이로 밀려 12개 팀 중 최하위에 그쳤다. 2016년 K리그1으로 승격했던 대구는 10년 만에 K리그2로 돌아갔다.
대구는 절박했다. 안양을 반드시 이기는 동시에 제주가 울산 HD에 지는 ‘경우의 수’를 기대하는 처지였다. 대구는 킥 오프 6분 만에 2골을 내줬다. ‘대구의 왕’ 세징야가 허리와 무릎 부상 속에서도 투혼을 펼쳐 후반 추가시간 헤딩 동점골을 터트렸으나 강등을 막지 못했다. 세징야는 올해 36세 노장이지만 시즌 12골-12도움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K리그 연봉 전체 2위(17억3000만원)로서 제 몫을 다했지만 대구는 ‘세징야 원맨팀’이라는 굴레를 벗지 못했다.
반면 제주는 후반 44분 김승섭의 결승골로 울산을 1-0으로 꺾고 자력으로 ‘다이렉트 강등’을 면했다. 디펜딩 챔피언 울산은 지고도 1부 잔류의 마지노선인 9위(승점 44)에 턱걸이했다. 광주FC가 울산의 9위 싸움 경쟁자 수원FC를 1-0으로 잡아준 덕분이다. 10위 수원FC도 승강 PO를 거쳐야 한다. 최종전에서도 지고도 살아남은 울산은 ‘1부에 잔류 당했다’는 조롱을 들었다.
이로써 승격팀과 강등팀 두 팀씩을 가리는 승강 PO 대진이 확정됐다. K리그1 11위 제주는 K리그2 2위 수원 삼성과, 10위 수원FC는 K리그2 PO 승자인 부천FC와 각각 맞붙는다. 경기는 오는 3~7일 홈 앤드 어웨이로 열린다.
지난 10월 전북 현대가 33라운드 만에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한 가운데, 2위는 이날 김천 상무를 3-0으로 완파한 대전하나시티즌이 차지했다. 17골의 수원FC 싸박이 득점왕에 올랐다.
한편, 이날 최종전 직후 울산 수비수 정승현은 신태용 전 감독으로부터 폭행당했다고 말했다. 신 전 감독은 지난 8월 울산 사령탑에 올랐다가 65일 만에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정승현은 “폭행이라는 게 (때린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도 받은 사람 입장에서 그렇게 생각하면 폭행”이라고 주장했다. 선수들 주장을 종합하면, 신 전 감독은 선수단 상견례 때 정승현 뺨을 때렸고 해당 장면은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설치한 구단 카메라에 찍혔다고 한다. 구단이 해당 영상을 보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 전 감독은 그밖에 훈련 도중 일부러 선수 발을 밟거나 귀에 대고 호루라기를 불었다는 의혹도 받았다. 울산 주장 김영권은 “구단과 의논할 게 남아 있으니 (추가 폭로는) 일단 좀 참겠다. 나도 얘기할 충분한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신 전 감독은 지난 10월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뒤 여러 인터뷰에서 “난 ‘바지 감독’이었다”며 울산 구단과 선수들이 자신을 따돌렸다고 주장했다. 울산 이청용은 지난 10월 18일 페널티킥 골을 넣고 ‘골프 세리머니’로 신 전 감독을 비꼰 뒤 “부끄러운 목표(1부 잔류)를 달성한 뒤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