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2023년의 10회 우승을 넘어 단일 시즌 11회 우승을 이루고 싶다."
안세영(23, 삼성생명)이 10달 전 외쳤던 포부를 이룰 수 있을까. 그가 배드민턴 여자 단식 최초의 11관왕까지 단 1승만 남겨두고 있다.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지난 23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호주 오픈(슈퍼 500) 여자 단식 결승에서 인도네시아의 푸트리 쿠수마 와르다니(세계 7위)를 2-0(21-16 21-14)으로 꺾고 우승했다.
깔끔한 승리였다. 안세영은 1게임 초반 와르다니와 동점에 동점을 만드는 접전을 펼쳤다. 10-8로 앞서 나가다가 4연속 득점을 허용하며 뒤처지기도 했지만, 금방 중심을 되찾았다. 그는 15-16에서 날카로운 공격을 앞세워 연달아 6점을 따내며 순식간에 첫 게임을 따냈다.
2게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안세영은 초반에 흐름을 내주기도 했지만, 6-9에서 연속 4득점을 올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그리고 9-10에서 다시 5점을 잇달아 쓸어담으며 점수 차를 벌렸다. 기세를 탄 안세영은 점프 스매시로 매치 포인트를 획득하며 정상에 올랐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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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에만 10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린 안세영이다. 그는 말레이시아 오픈, 인도 오픈, 오를레앙 마스터스, 전영 오픈, 인도네시아 오픈, 일본 오픈, 중국 마스터스, 덴마크 오픈, 프랑스 오픈에서 차례로 우승했고, 호주 오픈 우승까지 추가하며 단일 시즌 10승 고지를 밟았다.
이로써 안세영은 2023년 자신이 작성했던 시즌 9관왕 기록을 넘어 여자 단식 기준 최초의 업적을 달성했다. 그는 올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68승 4패를 거두며 94.4%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는 여자 단식 역사상 단일 시즌 최고 승률 신기록.
이제 2025년 안세영에게 남은 대회는 단 하나. 왕중왕전격인 HSBC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이다. 올해 국제 대회에서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둔 8명(팀)이 격돌하는 대회다.
이미 출전 선수도 모두 확정됐다. 안세영을 비롯해 왕즈이와 한웨(이상 중국), 야마구치 아카네와 미야자키 도모카(이상 일본), 폼파위 초추옹과 랏차녹 인타논(이상 태국), 푸트리 쿠수마 와르다니(인도네시아)가 우승을 놓고 다툰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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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나우 뉴스'에 따르면 안세영은 지난 1월 말레이시아 오픈 결승전에서 왕즈이를 꺾고 우승한 뒤 "우승으로 새해를 시작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 우승은 항상 내게 자신감과 즐거움을 주기 때문에 끊임없이 도전할 것"이라며 자신의 2023년 10관왕 기록을 뛰어넘어 일본 모모타 겐토의 11관왕 기록과 타이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젠 정말 목표까지 단 한 걸음만 남은 상황. 안세영이 월드투어 파이널에서도 우승 메달을 목에 건다면 그가 정말로 한 시즌 11회 우승의 꿈을 이루게 된다. 모모타 겐토가 2019년에 작성한 남자 단식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을 따라잡게 되는 것.
3년 만의 월드투어 파이널 우승이 되기도 한다. 안세영은 2021년 대회에서 우승한 뒤로는 파이널 트로피와 연이 없었다. 2023년엔 준결승에서 타이쯔잉에게 대역전패하며 고배를 마셨고, 지난해에는 왕즈이에게 덜미를 잡히며 준결승 탈락했다. 아무리 셔틀콕 여제인 안세영이지만, 이번 대회만큼은 도전자의 입장인 셈.
물론 전망은 밝다. 안세영의 최대 라이벌인 천위페이(중국)가 불참하는 점도 호재다. 그는 한 나라에서 최대 2명만 출전할 수 있다는 규정에 발목을 잡혀 출전이 좌절됐다. 랭킹이 더 높은 왕즈이와 한웨에게 밀린 것. 그러면서 랭킹 9위 미야자키가 월드투어 파이널 막차를 타게 됐다.
[사진]OSEN DB.
중국도 안세영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넷이즈'는 "2025시즌에도 여전히 지배하고 있는 안세영은 의심할 여지 없이 여자 단식의 최대 우승 후보다. 그녀는 이번 시즌 월드 투어에서 10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다"라고 짚었다.
특히 믿었던 천위페이가 빠진 만큼 기대가 크지 않은 모양새다. 왕즈이는 최근 안세영을 상대로 7전 7패를 기록할 정도로 약세이기에 이상한 일도 아니다.
앞서 '시나 스포츠' 역시 천위페이의 출전 불발을 두고 "중국이 믿었던 마지막 카드가 빠졌다. 왕즈이와 한웨는 안세영에게 상대가 되지 않는다. 완전히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할 시점"이라며 아쉬워했다. 대만 '타이 사운즈'도 "월드투어 파이널 두 번째 타이틀을 노리는 안세영의 유일한 숙적 천위페이가 컷오프로 탈락했다. 위협 없이 안세영의 무난한 우승이 예상된다"라고 점쳤다.
대만의 타이쯔잉이 은퇴한 점도 안세영의 정상 등극에 힘을 싣는다. 홍콩 'KC 스포츠 비전'은 "타이쯔잉도 은퇴한 상황에서 안세영의 11번째 우승을 누가 막을 수 있을까?"라며 "안세영의 올 시즌 승률은 94.4%다. 여자 단식 역사상 단일 시즌 최고 승률은 리쉐루이의 91.8%(56승 5패)다. 2위는 안세영의 89.5%(77승 9패)다. 우리는 지금 위대함을 목격하고 있다"라고 극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