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YTN의 민영화 취소 결정으로 윤석열 정부 당시 방송통신위원회(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2인 체제 의결’이 또다시 위법 판단을 받았다. 법원에서 ‘2인 의결’의 위법성을 둘러싸고 진행 중인 소송은 1·2심 본안만 10여건이다. ‘2인 방통위’의 여파가 행정소송의 형태로 이어지면서 새로 출범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에도 과제가 쌓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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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내리 패소…‘2인 체제 위법성’은 판단 갈려
MBC가 방통위를 상대로 제기한 ‘PD수첩 김만배-신학림 녹취 인용보도’ 관련 과징금 처분 취소 소송은 오는 17일 항소심 3차 변론을 앞두고 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0월 “(2인 의결은) 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고 했다. 내년 1월 9일에는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권태선 이사장이 방통위를 상대로 낸 해임 취소 소송 항소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1심 법원은 “정당한 해임 사유가 없다”며 권 이사장 손을 들어줬다. 이밖에 지난 6월 선 JTBC가 제기한 과징금 취소 소송 1심에서는 “의결정족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판단했고 2심이 진행 중이다.
이처럼 방통위 패소 판결이 이어지고 있지만 ‘2인 체제’의 위법성에 대해서는 하급심마다 엇갈린 판단도 나왔다. 지난 8월 서울행정법원은 조능희 전 MBC플러스 사장 등 3명이 제기한 이사 임명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다만 재판부는 ‘2인 의결’에 대해서는 “의사 정족수에 관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위법하지 않다”고 했다. 이 판결은 방통위가 항소하지 않으면서 지난 9월 확정됐다. MBC가 제기한 제재조치 처분 취소 소송에서도 지난 7월 서울행정법원이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급심 판단이 엇갈리는 가운데 대법원에서는 아직 ‘2인 의결’ 소송에 대한 본안 판단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지금까지는 ‘방통위 패소 → 방통위의 항소 취하’의 형태로 대법원까지 가지 않고 본안 소송이 확정돼왔기 때문이다. 다만 대법원은 지난 3월 민사소송의 가처분 격인 집행정지 결정을 통해 “2인 체제에 위법 소지가 있다”는 원심을 확정한 바 있다. 이때 원심은 방문진 이사진 6명이 제기한 임명처분 집행정지 결정에서 “(2인 의결은) 방통위법의 입법 목적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했는데, 방통위 측이 재항고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결정을 심리 없이 확정하는 ‘심리 불속행 기각’ 결정을 내렸다. 2인 의결에 위법 소지가 있다는 판단에 대법원이 수긍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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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 방통위의 그늘…방미통위서 재의결해야 할 수도
‘2인 방통위’의 그늘이 법정 다툼의 형태로 이어지면서 새 정부에서 출범한 방미통위가 해결해야 할 과제 역시 쌓여가고 있다. 앞서 2인 방통위가 의결한 안건들의 법적 근거가 흔들리면서 새 위원회 구성 후 재의결 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
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사법부에서 2인 의결이 위법하다고 확정된다면 이를 어떻게 치유할 것인지는 앞으로의 숙제”라며 “방미통위가 당사자로서 항소를 하지 않거나 과반 이상의 재적위원이 참여한 상태에서 새로운 의결을 시도하는 방법 등이 있다”고 했다.
판결이 확정될 경우 2인 방통위의 의결에 대한 불만을 품고 당사자들이 민사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해임처분 취소소송 1심에서 승소한 남영진 전 KBS 이사장은 방통위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1심 판결이 나온 시점에 이미 임기가 지나 승소 확정(지난 7월) 후에도 복귀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YTN의 지분 30.95%를 취득하는 최대 주주 자격을 취득했던 유진그룹 측은 지난달 28일 “항소를 적극적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방미통위는 “판결문이 송부돼 오면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