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칼럼니스트 분석…"트럼프 대만문제 모호한 태도가 관건"
"향후 몇 개월 결정적 시기…美 동맹국 대만방어 협력 강화해야"
트럼프 우크라전 중재 가속에 '불안한 대만'…"中 침공 우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분석…"트럼프 대만문제 모호한 태도가 관건"
"향후 몇 개월 결정적 시기…美 동맹국 대만방어 협력 강화해야"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를 가속하는 가운데 중국의 대만 침공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일 아시아 정치 전문가인 카리슈마 바스와니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중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중재가 어디까지 갈지와 러시아에 어떤 수준의 양보를 요구할지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이런 견해를 밝혔다.
우크라이나전 중재에 박차를 가하는 트럼프 미 행정부가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을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만 통일 목표를 노골화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대만이 위험한 상황에 부닥쳤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일방적 침략 이후 3년 9개월 넘게 지속돼 온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근래 트럼프 미 행정부가 러시아 단죄와는 거리를 둔 채 전쟁 종식에만 초점을 맞춘 중재에 힘을 쏟으면서 이를 반면교사 삼은 중국이 대만 침공에 나설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바스와니 칼럼니스트는 최근 연이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만 문제와 관련한 모호한 태도에 주목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일(현지시간) CBS 프로그램 '60분' 인터뷰에서 '시진핑 주석이 대만에 대해 군사 행동을 취한다면 미군에 대만 방어를 지시하겠느냐'는 질문에 "그 일이 일어나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지난달 24일 시 주석과의 전화통화에서 '대만 문제의 중요성을 이해한다'고 언급했으며, 대만 유사시 일본이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발언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지난달 25일 통화에선 '대만 문제로 중국을 자극하지 말라'고까지 했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메시지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인정하면서도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는 물론 중국의 무력 사용에 반대한다는 미국의 기존 입장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오판을 부를 수 있다는 게 바스와니 칼럼니스트의 지적이다.
중국은 2022년 발간된 '대만 문제와 신시대 중국의 통일' 제목의 백서에서 대만은 중국의 일부이고 통일은 국가 부흥의 필수 요소라고 주장하면서 통일 목표 달성을 위해 무력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공공연히 밝혔으며, 시 주석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를 강조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당국은 지난달 5일 대북 제재 임무 수행을 위해 일본으로 향하던 뉴질랜드 해군 소속 아오테아로아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하자 "소란을 피우지 말라"고 경고하고 나서 주목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뉴질랜드 당국이 항행의 자유를 보장한 유엔 해양법협약을 들어 대만해협 통과가 정당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중국 군함과 항공기는 대만해협에서 아오테아로아함을 추적·감시했다.
시 주석은 지난달 24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대만의 중국 귀환은 제2차 세계대전 전후 국제질서의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강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대만을 통일하려는 중국은 세계 질서의 수호자로 묘사하면서, 대만을 지지하는 국가들을 불안정 요인으로 규정하는 뜻을 담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사실 국제사회에선 시 주석의 5년간 '3기 집권'이 종료돼 제21차 공산당 전국 대표대회(당대회)에서 추가 집권 여부가 결정될 시점인 2027년 이전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줄기차게 제기돼왔으며, 최근 몇 개월새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전 중재 잰걸음 속에서 그 불안감이 커지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반중·친미 성향의 라이칭더 대만 총통 정부는 지난달 26일 국가안보고위급회의에서 "베이징 당국이 2027년 '대만 무력 통일' 완성을 목표로 삼고, 대만 침략 군사 준비를 가속하면서 대만 주변 훈련과 회색지대 침범을 지속하고 있다"며 400억달러 규모로 늘린 신규 국방비를 발표하는 등 경계심을 한껏 높였다.
바스와니 칼럼니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관계 개선에 집중하는 반면 시 주석은 대만 통일과 관련해 대담한 수사를 하는 가운데 향후 몇 개월이 대만 안보에 결정적인 시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전과 대만 상황은 동떨어진 것이 아니며 중국 당국이 노리는 것은 "오로지 기회뿐"이라고 짚은 뒤, 아시아의 미국 동맹국들은 대만 방어를 지역 안보의 핵심으로 다루는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