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협상의제 보도…우크라 안전보장도 여전히 안갯속
'트럼프 28개항' 문제점 집중 논의…CNN "해결과제 산적"
우크라 "나라 안 잃고 러 재침공 막는 선에서 美중재 협조"
"美·우크라, 종전협의서 우크라 선거일정·영토교환 논의"(종합)
WSJ, 협상의제 보도…우크라 안전보장도 여전히 안갯속
'트럼프 28개항' 문제점 집중 논의…CNN "해결과제 산적"
우크라 "나라 안 잃고 러 재침공 막는 선에서 美중재 협조"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종전안을 협의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새 선거 일정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쟁점인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안전보장 확약 등의 사안에서는 뚜렷한 진전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국 대표단이 30일(현지시간) 종전안 협의 때 우크라이나의 새 선거일정 문제를 다뤘다고 보도했다.
양측이 논의한 선거일정은 4년 가까이 진행 중인 전쟁 때문에 실시되지 않고 있는 대통령 선거 등을 뜻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러시아 침공에 맞서 우크라이나 전시체제를 이끌어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거취와 연계된 변수일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19년 5월 취임해 2024년 5월에 5년 임기가 끝났지만, 전란에 따른 대선 지연으로 계속 집권하고 있다.
러시아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임기가 끝난 만큼 협상 상대로 정통성이 없다고 줄곧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그런 이유로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전쟁 당사국 정상회담을 외면했다는 점에서, 협상 진전의 중대 걸림돌로 꼽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거취는 푸틴 정권의 전쟁 목표와 직결되는 사안이기도 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를 목표로 내걸고 침공을 강행한 뒤 젤렌스키 정권을 '나치 세력'이라고 주장해왔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새 선거 일정을 거론한 것은 젤렌스키 정권이 부패 의혹 때문에 정치적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이뤄졌다.
현재 우크라이나 국가반부패국(NABU)은 에너지 공기업 비리를 겨냥한 수사를 권력 정점으로 몰아가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NABU의 압수수색 직후인 지난 28일 사임했다.
예르마크 실장은 미국과의 이날 종전 협의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단을 이끌 예정이었으나, 사임에 따라 참석하지 않았다.
그 대신 루스템 우메로우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가 대표단을 이끌고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이끄는 미 대표단과 협상했다.
WSJ은 미국과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이날 협의에서 영토 교환 가능성도 다뤘다고 전했다.
이는 러시아가 전쟁을 통해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양국의 합의를 의미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전체를 내주면 전쟁을 멈출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거 러시아는 돈바스를 받으면 다른 점령지 일부를 내줄 수 있다는 의향을 내비쳐 교환 가능성이 주목된 적이 있다.
우크라이나는 영토 양보가 헌법에 위배되는 까닭에 러시아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게 원칙적 입장이었다.
게다가 우크라이나가 여전히 통제하는 도네츠크주 일부에는 러시아의 점령지 확대를 저지해온 요새가 빼곡하다.
러시아로서는 현재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루한스크에 이어 도네츠크까지 손에 넣으면 우크라이나 서부까지 진격할 고속 침공로를 얻는 셈이다.
이번 협의에서는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영토를 국제사회가 어떻게 간주할지에 관한 문제를 정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역시 주요 의제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보장이 본질적으로 어떻게 이뤄질지도 정리되지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종전 후 러시아가 재침공하지 않도록 미국과 유럽이 안전보장을 확약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이나 유럽의 안전보장군 파병 등으로 구체화할 수 있다.
러시아는 이 같은 조치를 아예 논외로 여겨왔으며, 트럼프 행정부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는 회의적 입장이었다.
또한 CNN은 이번 협의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나토와 러시아의 협상에 따라 사실상 좌절될 경우에 가능한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루비오 장관과 우메로우 서기는 회담이 끝난 뒤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했으나 구체적인 말은 아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종전 협의는 트럼프 행정부가 제시한 종전안에 따라 진행됐다.
종전안은 애초 28개 항이었으나 돈바스 포기, 나토 비가입 헌법 명기 등 러시아의 요구가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논란 속에 19개 항으로 축소됐다.
CNN 방송은 이날 협의에서 모든 문제가 마무리됐다고 하기에는 이르다며 아직 해결할 과제가 산적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상황을 전했다.
이 소식통은 CNN 인터뷰에서 이날 협의가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안에서 문제가 있는 부분들에 집중됐다며 일부 진전 가능성도 암시했다.
우크라이나의 한 당국자는 악시오스에 "나라를 잃지 않고 재침공을 방지하면서 미국의 중재 성공에 온 힘을 보태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밝혔다.
우메로우 서기는 1일 프랑스 파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회담 결과를 보고한다.
또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대통령 특사는 이날 협의 결과를 토대로 2일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과 추가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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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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