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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두라스 대선, 트럼프가 지지한 우파 후보 선두…식지 않는 남미 ‘블루타이드’

중앙일보

2025.11.30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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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치러진 중미 온두라스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 지지한 우파 후보가 개표 초반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온두라스 국민당 대선 후보 나스리 아스푸라가 지난 11월 30일 온두라스 수도 테구시갈파에서 열린 선거일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EAP=연합뉴스

온두라스 선거관리위원회(CNE)는 이날 저녁 34.25%까지 개표가 진행된 결과 우파 성향인 국민당 소속 나스리 아스푸라(67) 후보가 40.63% 득표율로 1위를 기록 중이라고 밝혔다. 뒤이어 중도 성향인 자유당의 살바도르 나스라야(72) 후보 38.78%의 득표율로 쫓고 있다. 여당인 좌파 성향의 자유와재건당 소속 릭시 몬카다(60) 후보는 19.59%의 득표율을 기록해 3위로 뒤쳐졌다.

선두에 나선 아스푸라는 건설 사업가 출신으로 온두라스 수도인 테구시갈파 시장을 두 차례 (2014~2022년) 역임했다. 유일한 여성 후보인 몬카다는 변호사 출신으로 현 시오마라 카스트로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에서 재무부·국방부 장관을 지냈다. 방송인 출신인 나스라야는 현 정부 출범과 함께 부통령에 임명됐으나 정권 내부서 갈등을 빚다가 사임하고 네번째 대선에 도전했다.

지난 11월 30일 온두라스 테구시갈파에서 열린 대선에서 온두라스 자유와 재건당(LIBRE) 소속 릭시 몬카다 후보가 투표 후 잉크로 표시된 손가락을 보여주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세 후보가 각축전을 벌인 온두라스 대선은 선거 막판 트럼프 대통령이 아스푸라를 공개 지지하고 나서면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아스푸라가 당선돼야 온두라스에 원조를 하겠다고 밝혔다. 온두라스는 중남미 최빈국 중 하나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으로 건너간 온두라스 사람들이 올해 현재까지 본국으로 송금한 금액은 100억 달러(약 14조 6000억원)다. 이는 온두라스 경제 규모의 25%에 해당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 뒤인 28일에는 마약밀매 조직과 결탁한 혐의로 지난해 6월 미국 법원에서 45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인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 전 온두라스 대통령을 사면한다고 발표했다. 그가 우파 국민당 소속으로 2014년부터 8년간 집권한 시기는 트럼프 대통령 1기와 맞물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조 바이든 정권에서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정치적 박해를 받았다는 입장이다.

11월 30일 테구시갈파에서 열린 대통령 선거 첫 결과 발표 후 자유당의 온두라스 대통령 후보 살바도르 나스랄라가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온두라스 대선에서 우파 후보가 선두를 차지하면서 이달 14일 열리는 칠레 대선 결선 투표 결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16일 대선에서 1, 2위를 차지한 히아네트 하라(51) 공산당 후보와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59) 공화당 후보도 각각 중도 좌파와 강성 우파로 성향이 명확히 갈리기 때문이다.

김영옥 기자

최근 2년간 중남미에선 아르헨티나를 시작으로 엘살바도르·에콰도르·파라과이·볼리비아 등에서 좌파 정부가 우파 정권으로 교체되는 ‘블루 타이드(우파 물결)’가 두드러지고 있다. 2000년대 중남미에 공산주의보다 온건한 좌파 사회주의 정권이 연쇄 등장한 ‘핑크 타이드(좌파 물결)’와 대조되는 흐름이다. 내년에는 코스타리카, 페루, 콜롬비아, 브라질 등에서 대선이 치러진다.









위문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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