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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만에 만리장성 또 넘었다

중앙일보

2025.12.0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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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이 1일 강원도 원주시 동부DB프로미 아레나에서 벌어진 2027 국제농구연맹 월드컵 아시아 예선 1라운드 B조 2차전에서 슛을 하고 있다. 이정현은 3점슛 6개 포함 24점을 올렸고 이현중은 20득점했다. 한국은 지난달 28일 베이징에서 원정 1차전에서도 중국을 꺾었다. [뉴스1]
한국 농구가 안방에서 ‘만리장성’ 중국을 상대로 12년 만에 연승을 거뒀다.

전희철(52·서울 SK 감독)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농구대표팀은 1일 강원 원주 DB프로미 아레나에서 열린 2027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 1라운드 B조 2차전에서 중국을 90-76으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날 14점 차는 한국 농구의 중국 상대 역대 최다 2위 타이 점수 차 승리다.

FIBA 랭킹 27위 중국은 지난 8월 아시아컵 준우승팀이다. 한국의 랭킹은 그보다 30계단 아래인 56위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절대 열세를 점쳤다.

지난달 28일 중국 베이징 원정 1차전에서 중국을 80-76으로 꺾고 3년여 만의 승리를 거둔 한국은 이로써 12년 만에 중국전 2연승을 기록했다. 한국이 중국전에서 연승을 거둔 건 2013년 5월 동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과 같은 해 8월 FIBA 아시아선수권대회(현 아시아컵) 조별리그 이후 처음이다. 지난 8월 아시아컵 8강전 패배(71-79)도 설욕했다.

이번 예선은 2027년 카타르에서 열리는 FIBA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첫 관문이다. 16개 팀이 4개 조로 나뉘어 경쟁하는 1라운드에서 각 조 1~3위에 오른 총 12개 팀이 2라운드에 진출한다. 한국은 중국, 일본, 대만과 B조에 편성됐다.

예선 2연승을 거둔 한국은 조 선두로 올라서며 2라운드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한국은 내년 2월 26일 대만, 3월 1일 일본과 원정경기를 치른다.

악재 속에서 거둔 승리라 더욱 값지다. 한국은 안준호(69) 전 감독의 후임을 구하지 못해 전희철 임시 감독과 조상현(49·창원 LG 감독) 임시 코치 체제로 이번 대표팀을 꾸렸다. 여준석(시애틀대), 최준용, 송교창(이상 부산 KCC) 등 주축 선수들도 부상으로 빠졌다.

저우치(2m12㎝), 후진추(2m10㎝), 장전린(2m8㎝), 쩡판보(2m7㎝) 등 장신 선수들이 버티는 ‘만리장성’ 중국을 무너뜨린 건 ‘양궁 농구(3점슛 위주 운영)’였다.

2002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딴 ‘중국 킬러’ 전희철 임시 감독은 조상현 임시 코치와 머리를 맞대고 비밀리에 전술을 짰다. 지난 시즌(2024~2025) 프로농구에서 SK는 정규리그 우승을, LG는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명장들의 전략이었다.

한국은 이날 3점슛 23개를 시도해 11개를 성공시키며 47.8%의 높은 성공률을 기록했다.

리바운드에서는 26-38로 밀렸지만, 외곽슛으로 만회했다. 1차전에서 에이스 이현중(25·나가사키)이 3점슛 9개를 포함해 33점을 몰아쳤다면, 이날은 특급 가드 이정현(26·소노)의 외곽슛이 폭발했다.

이정현은 3점슛 7개 중 6개를 꽂으며 24점을 올렸다. 이현중은 20점으로 이정현을 거들었다. 전반 한국은 3점슛 10개 시도 중 7개를 성공시킨 반면, 중국은 12개를 던져 1개만 넣는 난조를 보이며 스스로 무너졌다.

전반을 52-29로 크게 앞선 한국은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중국이 후반 반격했지만, 센터 하윤기는 장신 중국이 넘보는 골밑을 든든히 지켰다. 하윤기는 17점을 보탰다.





피주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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