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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 다시 파란 유니폼

중앙일보

2025.12.0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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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외야수 최형우(41·사진)가 ‘고향 팀’ KIA 타이거즈를 떠나 ‘친정팀’ 삼성 라이온즈로 돌아간다.

최형우는 최근 자신의 첫 소속팀이던 삼성으로의 복귀를 결심하고 FA 다년 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계약 세부사항의 조율과 공식 발표만 남겨 놓았다. 지난달 말 원소속구단 KIA와의 잔류 협상이 최종 불발되면서 삼성행이 급물살을 탔다. 삼성 팬들은 ‘왕조의 주역’ 최형우가 대구로 돌아온다는 소식에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있다.

최형우는 입지전적인 선수다. 2002년 삼성에 포수로 입단했다가 6경기만 뛰고 4년 만에 방출됐다. 그 후 경찰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2008년 재입단해 늦깎이 신인왕에 올랐다. 이후 삼성의 4번 타자 자리를 꿰차면서 2011~14년 통합 4연패와 ‘삼성 왕조’ 신화 창조에 앞장섰다.

2017시즌을 앞두고 이적한 KIA에서 최형우는 또 한 번 성공 신화를 썼다. 4년 총액 100억원에 사인해 KBO리그 최초로 ‘FA 100억원 시대’를 열었다. 2021년에는 3년 총액 47억원에 FA 잔류 계약을 했고, 2024년 다시 2년 총액 22억원에 역대 최고령 비 FA 다년 계약에 성공했다. 세 번의 다년 계약을 통해 9년간 169억원을 벌었다. 그리고 9년 만에 다시 대구로 돌아가 네 번째 다년 계약을 눈앞에 뒀다.

정근영 디자이너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최형우는 2017년과 지난해, 두 차례 KIA의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태 ‘우승 청부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현역 최고령 타자였던 올 시즌에도 타율 0.307(11위), 24홈런(공동 7위), 86타점(13위), 출루율 0.399(5위), 장타율 0.529(7위), OPS(출루율+장타율) 0.928(5위) 등 맹활약했다. 웬만한 젊은 타자를 능가하는 성적이다. 올해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도 사실상 예약했다. 내년에 42세인데도 건강을 유지하며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올린다.

통산 성적도 훌륭하다. KBO리그 통산 최다 타점(1737개)과 루타(4426개) 기록 보유자인 최형우는 안타 2위(2586개)와 홈런 3위(419개)다. 새 시즌에는 추신수(은퇴)의 역대 KBO리그 타자 최고령 출장·안타·홈런 기록 등을 차례로 갈아치울 전망이다.

최형우를 떠나보낸 뒤 침체기를 겪은 삼성은 최근 젊은 유망주들이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으면서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 올해 플레이오프 진출 등 주목할 성과를 냈다.

구자욱·김영웅·김지찬·김성윤·이재현 등이 탄탄한 라인업을 구축했고, 최형우와 절친한 류지혁이 주전 2루수로 뛰고 있다. 올해 사상 최초로 50홈런-150타점을 달성한 홈런·타점왕 르윈 디아즈도 재계약해 팀에 남았다.

여기에 탁월한 노하우를 자랑하는 베테랑 최형우까지 가세하면 신구조화가 완벽해진다. 최형우와 삼성라이온즈파크(라팍)의 궁합도 좋다. 최형우는 KIA 이적 전 딱 한 시즌을 라팍에서 뛰었다. 당시 타율 0.376, 31홈런·144타점·OPS 1.115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왕조의 4번 타자’와 다시 손잡는 삼성은 2014년의 영광 재현을 꿈꾼다. 당시 최형우와 함께 중심타선에서 활약한 박석민(40) 전 두산 베어스 타격코치도 곧 코치진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배영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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