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1일 12·3 비상계엄 사태 1년을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사과 여부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는 데 대해 “윤석열 전 대통령 본인이 사과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윤 전 대통령을 대신해 사과할지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은 “허수아비 논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계엄을 일으켜 국정을 마비시키고 보수진영을 절단 낸 윤 전 대통령과의 단절은 변수가 아니라 상수”라며 “선거에 연승한 당 대표는 전광석화처럼 잘라내던 당이, 계엄 1년이 지나도록 정치적으로 사망한 윤 전 대통령을 여전히 놓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 출범 당시 국민의힘 대표를 지냈다가 이후 탈당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당무감사위원회가 한동훈 전 대표 관련 ‘당원게시판(당게) 사태’ 조사에 착수한 것에 대해서도 “개탄스럽다”고 했다.
‘당게 사태’는 지난해 11월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이 올라왔고, 이 게시물 작성에 한 전 대표의 가족 계정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건을 말한다.
이 대표는 이를 두고 “이른바 ‘혜경궁 김씨’ 사건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했다. 그는 “혜경궁 김씨 사건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모욕하고 세월호 유족을 상처 입힌 계정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비방했던 사건”이라며 “지금 말하는 당게 사태도 그 정도의 기행이라고 보는 게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드루킹처럼 대중을 상대로 여론조작을 시도한 사건과는 다르다”며 “당원게시판은 대중적 영향이 거의 없고, 의도가 있었다기보다는 성격이나 취미가 독특한 정도의 일”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계엄에 선명하게 반대했던 인물들은 큰 줄기에서 올바른 선택을 한 사람들”이라며 “민심에 역행한 사람들이 작은 허물을 들어 정치적 공격을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빨리 정리하고, 당내 수준 낮은 헤게모니 싸움은 끝내라”고 촉구했다.
그는 “그래야 이재명 정부와 맞설 합리적 대안을 놓고 야권이 경쟁하는 구도가 만들어지고, 민주당의 반헌법적 독주를 막아낼 혁신경쟁으로 국민의 시선이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에서 열린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같은 취지의 발언이 이어졌다. 천하람 원내대표는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의 독선과 독주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한 사과가 필요하다”며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고 위법한 비상계엄, 헌법 파괴 행위는 적극적으로 배척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