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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찰·청소·커피 서빙까지…‘로봇 친화 아파트’ 시대 성큼

중앙일보

2025.12.01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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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부산 호반써밋 아파트에서 입주민이 바리스타 로봇 앞에 줄 서 있다. 김민주 기자
지난달 25일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에 있는 스마트시티수자인아파트 단지. 바퀴 달린 70㎏ 무게 방범 로봇이 단지 내부를 순찰하고 있었다. 카메라와 동작 인식 센서로 지형지물과 사람 움직임 등 변화를 감지하고, 쓰러진 사람은 인식해 곧장 관제 센터에 알린다. 입주민 곽쌍용(54)씨는 “에코델타시티에선 스크린도어·담벼락을 세울 수 없어 외부인도 단지에 드나든다. 방범 로봇 도입 후 외부인에 의한 안전사고나 자전거 도난 등 주민 걱정을 크게 덜었다”고 말했다.

1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에코델타시티의 수자인(554세대)과 호반써밋(526세대) 등 아파트 2곳에선 지난달 16일부터 로봇이 일상생활을 돕는 서비스가 시작됐다. 도입된 로봇은 방범·바리스타·짐배달·청소 등 4종 12대다.

커뮤니티 센터 카페의 바리스타 로봇은 커피 등 음료 14종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주문부터 음료 추출, 서빙까지 모두 사람 없이 해내며 “163번 손님. 주문하신 차를 드릴게요”라고 음성 안내했다.

아파트 순찰용 방범 로봇. 김민주 기자
짐배달 로봇은 지하주차장에서 동·호수를 입력하고 짐(최대 60㎏)을 실으면 집 앞까지 배달한다. 인터넷 통신으로 사람 없이 출입문을 연 뒤 엘리베이터를 호출하고, 짐이 도착하면 입주민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 호반써밋 입주민 장모(43)씨는 “마트에서 장을 봐온 뒤 짐은 로봇에게 맡기고, 커뮤니티 센터에 와 바리스타 로봇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점이 편리하다”고 했다.

청소 로봇은 커뮤니티 센터 복도 등을 돌며 바닥을 닦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이들 로봇 통합 제어·관리는 LG CNS가 맡는다. 이처럼 여러 종류의 로봇이 거주 구역에서 통합 운영되는 서비스는 전국 첫 사례라고 한다. 현재는 시범운영 단계로 주민에게 운영비가 부과되지 않으며, 향후 논의를 거쳐 비용이 산정된다.

이 서비스는 국토교통부 주관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조성 사업’ 일환으로 시작됐다. 주거·업무·문화시설에 IT 기술을 입혀 스마트시티 모델을 찾는 시범도시 사업으로 부산 강서구 구역은 2018년 공모에서 세종시 합강리 인근과 함께 대상지로 선정됐다. 사업은 부산시 등 공공기관과 현대건설·LG CNS를 포함한 민간기업 등 12곳이 참여하는 컨소시엄 ‘스마트시티부산 주식회사’가 맡아 진행한다. 2039년까지 주차·돌봄 등 더 많은 로봇 서비스 도입을 비롯해 ▶대기질·침수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 및 분석 ▶웨어러블 장비로 만성질환자를 종합관리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를 자급자족하는 등 건강·생활·에너지 분야 25개 스마트 기술이 구현된 도시가 구축·운영된다. 계획 인구 숫자는 8500명(3000세대)이다.

전체 사업비는 5조6000억원으로 컨소시엄 참여 업체 출자금(900억원)을 포함해 사업 구역 부동산 개발 수익 등을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마련된다. 부산시는 스마트시티 조성으로 산업생산 유발효과 2조9976억원 등 경제적 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추산한다. 백태경 동의대 건설공학부 도시공학전공 교수는 “ 스마트시티가 조성되려면 각 단계별 중간 평가 또한 충실히 이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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