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러시아 맹방 벨라루스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리투아니아에서 무인기(드론)가 날아와 자국 영공을 침범했다고 1일(현지시간) 주장했다.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벨라루스 외무부는 이날 에리카스 빌카네차스 리투아니아 대사대리를 청사로 소환해 전날 발생한 영공 침범 사건에 대해 항의했다.
벨라루스 외무부는 드론이 리투아니아 라즈디야이에서 자국 영공에 불법 진입해 흐로드나 시내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또 "영상 기록과 항법 데이터 등을 분석한 결과 이 서유럽산 드론은 벨라루스와 폴란드를 비행한 뒤 리투아니아의 이륙지점으로 귀환할 예정이었다"며 벨라루스에 대한 고의적 도발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벨라루스 내무부는 정보 수집용 사진·영상 카메라가 장착된 드론이 극단주의 성격의 인쇄물을 살포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현지 매체를 인용해 이 드론이 길이 91㎝짜리 정찰용 소형 드론이며 프로펠러에 아에로나우트 등 독일 드론 부품업체 이름이 적혀 있었다고 전했다.
나토에 속한 유럽 각국은 최근 정체가 확인되지 않은 드론이 공항과 군사기지 상공에 잇따라 출몰하자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공작을 의심해 왔다.
벨라루스와 679㎞에 걸쳐 국경을 맞댄 리투아니아는 미확인 드론에 더해 벨라루스에서 날리는 담배 밀수용 풍선 탓에 수시로 공항을 폐쇄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저녁부터 이날 새벽 사이에도 두 차례에 걸쳐 약 19시간 동안 빌뉴스 공항이 운영을 중단했다. 리투아니아 항공당국은 전날 밤에만 약 60개의 풍선을 감지했다고 밝혔다.
리투아니아는 밀수용 풍선에 항의하며 지난 10월말 벨라루스와 국경을 폐쇄했다가 지난달 20일 다시 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벨라루스가 리투아니아 화물차 수백대의 이동을 막은 채 사실상 억류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리투아니아는 밀수용 풍선 역시 벨라루스 당국이 개입한 공작이라며 유럽연합(EU) 차원의 공동 대응과 벨라루스 제재를 요구하고 있다. 벨라루스는 국경 긴장을 고조시켜 EU 예산을 타내려는 수작이라고 비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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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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